[리빙 앤 조이] 맥주도 만드는데 소시지를 못 만들까?

소민동<소시지 만들기 동호회> 이야기

[리빙 앤 조이] 맥주도 만드는데 소시지를 못 만들까?

소민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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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안주의 대명사이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 때로는 밥 반찬으로도 좋은 소시지를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있다. ‘소만동’(소시지 만들기 동호회)을 비롯해 몇몇 동호회들은 가끔씩 모여 수제 소시지를 만든다.

지난달 31일 서울 군자동 동호회 공방에 소시지를 만들러 나온 동호회원은 약 10명. 40대 신사들인 이들이 각자 가져온 가방에서 앞치마를 꺼내 허리에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뒤 고기를 반죽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소시지는 잡은 돼지고기를 저장해 먹기 위해 유럽의 농가에서 개발한 음식. 때문에 한국의 가정에서도 만들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첨가하는 향신료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는데 청양고추나 새싹야채 검은깨 등을 넣어 ‘한국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소시지 만드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돼지고기 간 것에 비계 간 것을 적당히 섞고 소금과 인산염, 후추, 각종 향신료를 넣어 반죽을 한 뒤 케이싱(casingㆍ돼지 창자나 콜라겐 등 고기를 채워넣는 껍데기)에 넣으면 완성이다. 완성된 소시지는 삶거나 굽거나 훈연해 먹는다.

소시지 반죽은 고기와 지방이 분리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꺾었을 때 ‘똑’하는 소리와 함께 부러지는 소시지가 된다. 또한 고기는 섭씨 10도 이상부터 익기 시작하므로 늘 차가운 상태로 반죽해야 하는데 손이 꽤 시렵기 때문에 반죽 기계를 이용하는 게 좋다.

이들이 소시지를 만들어 먹는 이유 역시 ‘맛 차이’다. 한 회원은 “밖에서는 소시지 안주도 사먹지 않고 마트에서도 소시지를 사지 않는다”며 “동회회에서 소시지를 만들어 집에 가져가면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우스맥주집 중에 수제 소시지로 가장 유명한 집은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이 코엑스 1층에서 운영하는 오킴스브로이하우스다. 지금까지 100가지 이상의 소시지를 개발했고 계절별로 돌아가며 10가지 이상의 소시지 안주를 선보인다. 소시지 개발 책임자인 오경인 조선호텔 주방장은 “흔히 정크푸드의 세 손가락 안에 소시지가 들어가곤 하는데 그것은 비닐에 쌓인 붉은색 소시지가 한국에 처음 소개되면서 남은 선입견”이라며 “유럽이나 미국에는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키트가 널리 보급돼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지 껍데기는 돼지 창자 등을 이용한 천연 케이싱이나 인조 케이싱을 쓰는데 인조 케이싱도 콜라겐 추출물로 만들기 때문에 나쁜 건 아니다. 형태를 봤을 때 직선형은 인조 케이싱을, 바나나처럼 구부러지는 것은 천연 케이싱을 쓴 소시지다.

소시지 만들기를 배운 사람들이 다음에 도전하는 음식은 베이컨이다. 훈연을 할 수 있는 약간의 장비가 필요한데 코스트코 같은 외국계 할인점에서 파는 가정용 바비큐 장비를 이용하면 된다. 만드는 법은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하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입력시간 : 2007/04/04 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