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인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한다. 매각가는 1조원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며 특수강 업계 1위인 세아그룹이 적극적으로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11일 서영세 포스코특수강 사장을 만나 포스코특수강 매각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 사장도 12일 임원들에게 매각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 매각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특수강 업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룹 내부 분위기"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광양 LNG터미널,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 다른 자회사 3곳의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까지 포스코특수강은 포스코에너지·포스코건설과 함께 기업공개(IPO) 추진 방안을 검토하다 현금확보를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특수강의 매각가가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스코특수강은 지난해 매출액 1조3,168억원에 영업이익 42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며 흑자구조를 이어갔으나 영업이익은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수익성이 최근 크게 나빠지고 있다.
포스코특수강 매각과 관련, 세아그룹은 이미 포스코에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그룹의 세아특수강은 국내 특수강 업계 1위로 이미 매물로 나온 동부특수강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테인리스특수강 시장을 포함해 국내 특수강 시장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현대제철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제철이 4월 당진에 오는 2016년 생산을 목표로 특수강 공장 설립에 나선 만큼 규모를 더욱 키워 격차를 벌리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포스코특수강 매각설이 제기되자 회사 노조는 즉각 '매각반대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명분 없는 매각을 중단하라"며 반발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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