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것은 '똑똑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이 구상이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자동차와 첨단 정보기술(IT)의 결합은 세계적인 추세인 가운데 양사의 결합이 향후 '완성차-전자-이동통신업체' 간의 무수한 제휴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활용도 무궁무진=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1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현대차는 의미심장한 계획을 공개했다. 스마트폰과 차량용 태블릿PC 등을 연계해 콘텐츠 활용을 돕는 '스마트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이를 위해 오는 2013년부터 출시되는 차량에 단계적으로 차량용 태블릿PC를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에 태블릿PC를 장착하고 이를 스마트폰과 연동시킬 경우 활용도는 상상 이상으로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와 관련한 스마트폰 활용범위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차량관리나 주차위치 확인 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결합하면 원격시동이 간편해질뿐 아니라 스마트폰에 저장된 무수한 콘텐츠를 차량의 태블릿PC로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속의 음악이나 영화ㆍ게임 등을 차량 내부에서 간편하게 즐기게 된다는 얘기다. 또 차량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고 이를 다시 차량 제조사로 보내게 돼 차량관리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시스템'을 뛰어넘는 스마트한 시스템 장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종연횡' 가속화 전망=모바일 분야에서 자동차와 IT의 결합을 추진 중인 것은 현대차와 삼성전자뿐이 아니다. 도요타는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해 차량 내에서 엔터테인먼트와 인포메인션ㆍ내비게이션 등을 제공하는 '엔튠 시스템'을 선보였다. 포드는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스프린트의 스마트폰이나 USB 모뎀을 장착해 차량을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연결시키는 방식을 구현하는 등 텔레메틱스 시장 선점을 위한 제휴에 나섰다. 이런 경쟁 속에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제휴는 이종 업종 간의 무수한 '합종연횡'을 가속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도 "운전자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모든 전자업체와 다수의 이동통신사들이 제휴 대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현대차는 애플ㆍLG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배타적 제휴로는 완성되기 어렵다"며 "따라서 앞으로 완성차 업체들과 전자업체 및 이동통신사 간의 다양한 협력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협력 움직임은 이미 시동이 걸렸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은 15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내 모바일 텔레메틱스(MIV)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르노삼성차와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