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대통령-北조문단 면담] 외신 반응

외신들은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 조문단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을 청와대에서 만난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관심을 보였다. AP통신은 이날 이 대통령과 북한 조문단의 회동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 전달 사실을 긴급 타전하고 그동안 긴장을 보여온 남북관계가 풀릴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AP통신은 특히 이날 만남이 햇볕정책을 수행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 수시간 전에 이뤄진 점에 주목했으며 김 전 대통령이 대북 지원으로 남북 화해를 추구해왔다는 사실도 전했다. AFP통신도 이 대통령을 만난 김 비서가 “좋은 기분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만남으로 1년여 동안 이어진 긴장이 완화될 희망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회동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유엔의 제재를 받고 고립이 심화된 북한이 ‘껍질을 깨고 나오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별도의 기사에서 북한이 남한에 손을 내민 가장 주된 이유가 ‘돈’이라고 분석하면서 북한 경제가 올해 폭우에 따른 농업 피해와 남한의 대북 지원 감소, 유엔 추가 제재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터넷판 속보를 통해 최근 몇 주간 북한의 변화와 남북의 접촉 재개에 주목했다. NYT는 “북한의 입장에서 이번 조문단 파견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기회”라고 평가하며 이 대통령 역시 조문단에게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을 소개했다. 또 북측이 앞서 남측 인사들과의 대화에서 광물자원 교역 등 양자 간 경제협력 강화를 제안한 사실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측 조문단이 전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한 내용이었다고 소개하며 이 대통령 역시 열린 자세로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의 이 같은 입장변화의 이유가 경제제재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서인지, 보상을 얻기 위한 해묵은 ‘도발 후 손 벌리기’ 전략의 일환인지, 또는 둘 다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영국의 더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해외신문과 CNNㆍABCㆍ알 자지라 등 방송매체도 남북의 관계개선 동향을 속보로 전하며 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