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을 끌어온 미국 등 주요6개국과 이란 간 핵협상이 14일(현지시간)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의 맹주로 불리는 이란은 내년부터 다시 세계 경제 무대에 복귀한다. 지난 2010년 서방의 전면적 제재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6개국 외무장관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핵협상에서 최종 타결에 합의했다.
13년을 끌어온 협상은 최종 타결을 앞두고 최근 1주일 새 세 차례나 기한을 연장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이란이 자국 내 군사시설 및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건없는 사찰을 허용하기로 양보하고 이의 대가로 미국 등 주요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내년부터 해제하기로 하면서 합의에 도달했다. 한 이란 외교관은 "그간 힘들었던 모든 노력이 성공을 거뒀고 협상은 마침내 끝났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오전10시30분(한국시각 오후5시30분) 전체회의를 개최한 후 오전11시에 합의 서명식을 열었다.
협상 타결로 정치·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한 이란은 다시 중동의 맹주로 화려하게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이란은 경제제재를 받기 전만 해도 하루 최대 3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중동 경제를 견인해왔지만 2010년 9월 미국이 '포괄적 이란 제재법'을 통과시킨 후 서방과의 교역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국제 경제 무대에서 퇴출됐다. 이 과정에서 하루 원유 생산량도 현재 100만배럴로 쪼그라들면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경제제재가 풀리면 막강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의 경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인프라 사업 등에 눈독을 들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진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