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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온 예상외 적극… 하이닉스 매각 갈림길
입력2002-02-07 00:00:00
수정
2002.02.07 00:00:00
기초제안서 곧 제출할 듯… 양해각서 전격체결 가능성하이닉스반도체 처리 구도가 막바지로 들어서며 급변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의 대안(종속변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던 인피니온이 예상외로 높은 관심을 표명, '대등한 파트너'로 급부상한 까닭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처리도 다소 늦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부에선 설날 연휴 이후에나 MOU(양해각서) 체결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 상황이다.
◆ 인피니온 예상외 강한 의욕
인피니온은 모건스탠리를 주간사로 7일부터 하이닉스와의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토마스 클라우 메모리담당 부사장 등 16명으로 구성된 협상단은 하이닉스의 재무ㆍ회계ㆍ운영자료 뿐 아니라 이천ㆍ청주공장에 대한 실사 작업도 벌였다.
제휴 방안도 단순히 기술개발과 생산협력 방안 뿐 아니라 지분 맞교환 등 보다 구체적인 제휴 방안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에 대한 '딴죽걸기'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이닉스 구조특위 관계자는 "2~3일 안으로 협상이 마무리된다"며 "인피니온이 협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개략적인 협상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도 "늦어도 내주초엔 인피니온의 '답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피니온은 이번 협상을 토대로 기초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인데 전격적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
◆ 채권단, 인피니온에 대한 시각 바뀌어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은 이날 인피니온에 대해 종전과 다른 각도로 발언을 꺼냈다. 그는 "인피니온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모건스탠리측과 이날 오전 접촉한 후 나온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사뭇 달랐다. 그는 사실상 인피니온을 마이크론의 협상이 깨질 경우에 대비한 '예비용 카드'로 간주했다.
따라서 마이크론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신중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제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이 대등한 위치로 변했고, 채권단도 이 사이에서 '시소타기'를 할 것임을 공언한 것이다. 김경림 외환은행장이 금명간 인피니온측과 면담을 가질 가능성도 크다.
◆ 최종 접점 못 찾는 마이크론과의 협상
이부행장은 지난 6일 밤 마이크론과의 협상을 위해 미국에 체류중인 박종섭 하이닉스사장으로부터 중간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부행장은 "매각가격과 배타적 협상권 부여시기 등 5~6가지 주제에 대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박사장은 설 연휴때나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사장의 귀국 시점은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적어도 이번주안에는 끝나기 힘들 것임을 시사한다. 이부행장은 "마이크론의 스티브 애플턴회장의 건강이 매우 안좋다"며 "협상 자체도 힘든 실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전혀 진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각 가격과 양도 대상 등에 대해선 거의 접점을 찾은 상황이다.
미국 유진공장의 부채(10억달러 규모)를 인수대상에 포함시키고, 배타적 협상기간과 고용승계 문제 등에 대해선 거의 의견을 합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마이크론에 대한 일방적 구애에서 벗어난 것은 틀림없다"며 "하이닉스가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협상을 벌이는 일종의 '양면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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