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석학 엔화 전망<br>원전 사태로 일시적 강세 현상<br>달러당 78~79엔대로 떨어져도<br>日기업 감당 어려운 수준 아니다
| 루비니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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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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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카키바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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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석학들은 일본 동북(東北)지역의 대지진과 원전폭발 사태로 엔화가치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본 정부의 리더십 부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기는 하나 달러당 78~79엔대로 떨어져도 일본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 경제채널인 CNBC에 출연해 "일본 원전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엔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엔화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르고 정부부채는 GDP의 200%에 달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며 "원전사태 수습으로 재정적자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현실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게 된다면 엔화가치는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함께 구사하고 있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일본 금융당국이 내놓을 수 있는 경기부양 카드는 제한돼 있다"면서 "확장적인 재정ㆍ통화정책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일본 정부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본다"고 꼬집었다.
'미스터 엔'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달러당 78~79엔은 일본 기업이 감당하기에 그리 어려운 수준이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가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공격적으로 재건비용을 지출하겠지만 이것이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원전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본 정부의 늑장대응과 상황오판 등 리더십 부재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러 교수는 CNBC에 출연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본 경제를 신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규모 정부부채와 재정적자 때문"이라며 "3ㆍ11 동북대지진은 이 같은 우려를 확대시켜 일본 경제를 더욱 비관적으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일본 정부가 현 상황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키우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리더십 부재는 앞으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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