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봄이 오는 길목 2월에 부쳐 (청계산에서)

새해 인사 나누다 훌쩍 떠내 보낸 1월. 수북한 눈과 강추위가 차례로 찾아와한겨울의 즐거움과 걱정을 동시에 맛보게 했던 갑신년 첫 달. 스키장, 설산을 찾는 사람과 농부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뜻이었는지 설 이전에 산야를 깊은 설국(雪國)으로 만들어 주었고, 갑옷같은 사철나무잎을 얼려 오그라뜨리고 서민들의 가슴을 조이게 했던영하 20도의 칼추위는 설 연휴에 들이닥쳐 대한(大寒)의 매서움을 보여줬으니... 그런 가운데 겨울을 맛보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던 첫 달. 갑신년 일출을 보려고 추위에 떨며 남해 금산 꼭대기에서 구름 낀 남쪽 바다를 뚫어지게 바라보기도 했고, 설화를 보겠다고 덕유산 정상향적봉에도 올라가 봤다. 가까이 있는 관악산의 설화속에서 눈도 맞았으며, 청평의 화야산에서는 쌓인 눈에 발이 푹푹 빠져 힘겨워하기도 했다. 오늘은 1월의 마지막 날이자 주말(2004/1/31:토). 아내와 오는 봄을 찾아 부담없는 청계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앞산을 빼면 처음으로 동행한 산. 트럭 터미널에서 시작 옥녀봉, 원터의 짧은 코스를 아이젠을 신은 아내의 보폭에 맞춰가며 쉬엄쉬엄 걸었다. 삶을 그렇게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당위성을 생각하며 바람 없는 햇볕 따스한 오후 3시간 동안을… 그게 쉬운일만은 아닐테지만... 북서사면의 하얀 눈은 한 겨울인데, 볕이 드는 길은물반 눈반 아니면 진흙길이다. 쌍쌍이 교태를 부리는 친근한 박새, 딱새, 직박구리들로부터봄 오는 소리 들리고,진달래와 생강나무가 봄의 기운을 감지한 듯가지 끝마다 붙어있는 겨울눈이 제일 먼저 봄의 빛깔을 보여주겠다는 모습이다. 봄을 맞으러 나온 수많은 사람들. 아이젠을 하고 구간구간 눈길,얼음길, 질펀해진 길의 등산로 따라 줄을 잇는다.마찬가지로 봄이 어디쯤에 오고 있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내일은 2월의 시작. 수요일(4일)은 봄의 길목이라는 입춘, 목요일(5일)은 정월 대보름. 매섭던 추위도 봄이 달려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완전히 꼬리를내렸다. 봄을 맞는 입춘대길(立春大吉)의 붓글씨가 떠오르는때가 왔으니...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농부들도 깊은 동한기에서깨어나 농기계 손질에 바빠지기 시작할 게다. 반백 번을 넘게 맞아보지만 항상 삶의 의욕을 일으켜주는 봄.육신의 봄은 지난지 오래지만 마음은 오는 봄처럼 청춘인 것을…2월에는 젊음의 향기를 갖고 오는 봄을 꼼꼼히 챙겨 보리다! 서경 독자여러분! 2월은 보다 활기찬 달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규용 동원증권 광화문지점장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