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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변혁과 조화의 새 기운

김준수 부국장대우 산업부장

일부 종교국가를 빼고 우리만큼 집단의식이 강한 민족도 없을 것이다. 전세계에 한국민의 단결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던 2002 한일월드컵 때의 함성,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반미시위 등이 비근한 예다. 동류(同類) 의식이 강한 민족적 특성에다 정보통신의 급속한 발달로 시간ㆍ공간적 제약이 사라진 요인이 더해진 때문이다. 이 같은 집단화 경향은 국민의식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국가의 운명도 좌우할 수 있게 된다. 여당같은 야당체질 극복 그런 점에서 새로운 기운이 태동하는 갑신(甲申)년 올해는 대단히 의미가 큰 해다. 갑신년은 새로운 10년의 주기가 시작되는 해로서 기존의 질서나 체계를 무너뜨리고 바꾸려는 기운이 강한 때다. 갑신정변(甲申政變)을 생각하면 실감이 날 것이다. 이번 갑신년의 기운은 예전에 비해 더욱 강하다. 인터넷 파급효과와 맞물려 기운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대 총선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6월이 되면 변혁의 흐름이 바야흐로 확산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17대 국회가 오는 6월5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회ㆍ경제적으로도 큰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가 16일을 집중투쟁일로 잡아놓고 있는 가운데 재계도 더이상 밀릴 수 없다며 강력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세대간ㆍ계층간 갈등과 맞물려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사간 대립에 대해 17대 국회, 특히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이것은 참여정부의 국정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며, 나아가 국운을 결정짓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17대 국회는 정당 및 의원간 이념적 스펙트럼이 매우 넓기 때문에 구심점을 찾기가 어려우며 따라서 자칫하면 극심한 분열상을 보일 수 있다. 6월을 맞는 이 시점에서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기대를 가질 여지도 많기 때문에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성향을 다른 각도에서 분석해보면 흥미 있는 결과가 드러난다. 두 당이 진보와 보수로 갈리고는 있지만 각 당에서 자신이 중도 성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의원이 각각 9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양당간 타협의 여지가 대단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노사대립이 극렬한 가운데서도 무교섭 타결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현상이다. 재계가 사회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서도 상생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다. 비전갖춘 정책정당 돼야 기운의 흐름을 좀더 넓은 각도에서 바라보면 더욱 기대되는 면을 발견할 수 있다. 6월8일에는 금성(金星)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日蝕) 현상이 122년 만에 재현된다. 금성은 사랑과 애정, 관계와 조화를 관장하는 별로서 이 행성이 태양을 가리고 지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면 인류 의식이 상승하고 협력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화와 타협’ ‘화합과 조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세계는 종교 및 민족간 갈등으로 인해 서로 대립하고 전쟁을 일삼아왔다. 이제 금성일식을 계기로 타협과 화합의 기운이 확산되길 고대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는 경제적 고통과 이념적 혼란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가 대립과 마찰만을 지속하다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갑신년을 맞아 우리나라에 짙게 스며들고 있는 ‘변혁’의 기운이 순행(順行)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크고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는 ‘조화’의 기운에 맞춰야 한다. 상생하지 못하는 개혁은 혼돈을 야기하게 되며 결국 개악(改惡)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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