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새 인류 창조… 재앙일까 축복일까

■ 제3인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지금으로부터 8,000여년 전, 인간 이전에 영장류가 존재했다. 키 17m에 몸무게는 700㎏ 정도의 거인족. 이들은 1,000년 이상을 살 수 있었고, 뇌파로 소통하며 물 속에서도 장시간 호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월등한 조건의 이들도 대홍수와 추위, 그리고 현 인류와의 전쟁, 마지막으로 소행성의 충돌 등 네 번의 재앙을 겪으며 지구상에서 사라진다.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년만에 신작 '제3인류'로 돌아왔다. 개미로 시작된 그의 문학적 여정은 영계를 지나 신, 제2의 지구 탐험대를 돌아 다음 세대의 인류에 닿았다. 그것도 불완전한 인류를 피조물이 아닌, 창조자로 끌어올려 놓았다.

주인공인 다비드와 오를르는 각각 콩고공화국 피그미족과 브라질 아마존족에서 소형화와 여성화가 인류의 다음 돌파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들은 프랑스 정부 비밀조직과 함께 군사적 목적의 새 인류를 창조한다. 그들이 만들어낸 아기는 알을 통해 태어나 두 달만에 18개월만 유아 수준으로 성장하는 '호모 메타모르포시스(탈바꿈하는 인간)', 약칭 에마슈(MHㆍ초소형 인간)다.

베르베르는 인간이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들의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기존 인류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낼지 탐구한다. 첫 작품 '개미'에서 보여줬듯 또 하나의 거대한 규모의 상상세계다.



재미있는 것은 또 하나의 배경으로 지구가 '가이아'라는 화자이자 인류의 창조자로 등장한다는 점. 가이아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도구로서 인간을 창조한다. 돼지와 원숭이를 6대4로 교잡한 것이 거인족이고, 다시금 그들이 소형화를 통해 현생 인류를 만들게 한다. 하지만 의도와는 반대로 그에게는 방어해야할 적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 되고 만다.

전작들이 그랬듯이 이야기는 빠르게 진행되고, 과학과 신화에 각종 미신ㆍ민담을 버무려 책에 빠져들게 하는 솜씨는 여전하다. 하지만 많은 에피소드들이 전작들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고, 모든 주인공들이 필연적으로 선대의 불행 혹은 과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지나치게 도식적이다. 게다가 우연한 필연의 반복, 특히나 가장 중요한 새 인류 창조의 실마리가 전생체험으로 찾아지는 것은 주인공들의 지난한 수고를 순식간에 초라하게 만든다. 총 2권, 각권 1만3,8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