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의 인수합병(M&A)이 다시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경기침체 여파로 위기상황에 직면한 국내 보험사들은 대규모 자본확충과 적극적인 M&A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고 금융감독당국도 구조조정을 통한 보험산업 개편을 촉구하고 있다. ◇보험사 시장재편 빨라진다=보험업계에서는 이미 매물로 나온 금호생명을 비롯해 녹십자생명과 일부 보험사들이 M&A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호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매각이 시작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외국계 사모펀드와 글로벌 금융그룹 중 한 곳이 인수에 뜻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지급여력 부족 등을 극복하기 위해 SC제일은행과 자본유치 등을 포함한 매각협상을 벌인 녹십자생명도 다음달까지 3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차입을 실시, 자본확충을 할 예정이지만 보험업계에서는 향후 지급여력비율을 170~180%까지 끌어올린 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모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 인수를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으며 업계 중위권 규모의 손보사도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온라인 단종 보험사인 더케이손해보험과 교보AXA자동차보험ㆍ에르고다음다이렉트ㆍ하이카다이렉트 등도 추가적인 M&A 및 종합보험사로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기회가 왔을 때 M&A에 나서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오는 6월 금융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있는 SC제일은행과 기업은행도 비은행 계열의 강화를 위해 생보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감독당국 보험산업재편 박차=보험시장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금융감독당국의 산업구조개편에 대한 의지 때문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의 구조개편을 통해 새로운 물꼬를 트겠다는 게 금융감독당국의 생각이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보험산업이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환골탈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쟁력이 없는 보험사를 퇴출하고 적극적인 M&A를 유도해 글로벌 경쟁력에 뒤지지 않는 보험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보험사 리스크 및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도 시장재편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감시수위 3등급 이하의 '요주의' 보험사는 '수시감독'과 '상근파견'을 통해 리스크관리능력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그래도 안되면 적기시정조치를 내리겠다는 '극약처방'까지 계획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별 보험회사가 노출된 리스크에 상응하는 자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게 감독당국의 생각"이라며 "대형사에 비해 리스관리능력이나 자본의 규모가 작은 중소형 보험사로서는 M&A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