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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으로 돌아간 유로존] 그리스 총선 급진좌파 급부상… 그렉시트 공포 '3년전 판박이'

구제조건 완화 주장 시리자당 여론조사 지지율 30%로 1위

그리스發 쇼크 위기감 커져

유로존 더 나은 방화벽 갖추고 그리스 벼랑 끝 전술 힘들어져

강경론 약화·파국은 피할 듯



"그렉시트의 망령이 돌아왔다."(영국 BBC방송)

3년 만에 재발한 그리스발 경제위기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그리스 총선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기라도 한 듯 상황이 판박이처럼 전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2년과 2015년의 유로존 사정은 일맥상통하고 있다. 우선 그리스가 총선거 실시를 계기로 과거 구제금융의 조건을 불이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유로존 붕괴 공포로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경제력에 비해 과도한 복지지출을 했던 그리스 정부는 결국 재정적자 등을 이기지 못하고 채무불이행 위험에 빠져 2010년 4월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일명 '트로이카'로 불리는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3대 채권기관은 이후 2012년까지 총 7차례에 걸쳐 2,400억유로 수준의 막대한 자금을 그리스에 빌려줘 급한 불을 껐다. 당시 트로이카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그리스 정부에 과감한 긴축을 통해 적자재정을 흑자로 되돌리는 등의 내용을 단서로 달았다. 그러나 오랜 기간 복지 단물에 기대온 그리스 국민들은 정부 긴축재정에 반발했고 이에 편승한 급진좌파 야권연합인 시리자는 2012년 6월 총선을 앞두고 구제금융 조건 완화를 당론으로 내걸어 제1당에 육박할 정도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는 오는 25일 조기총선을 겨냥해 구제금융 조건 완화를 주창하는 시리자가 또다시 부상하고 있는 현재와 유사하다. 5일(현지시간) 그리스 여론조사업체 라스의 발표에 따르면 시리자에 대한 지지율은 30.45%로 신민당(지지율 27.3%)을 앞서고 있다. 2012년 당시 총선에서 시리자당은 3.8%포인트의 득표 차로 석패하기는 했으나 선거 전까지만 해도 거의 혼전에 가까울 정도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미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이 적지 않은 비용을 치렀음에도 그렉시트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상이한 국가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단일통화로 묶어놓은 유로존의 근본적 한계 때문이다. BBC는 유로존 탈퇴론자들이 "유로존을 떠나는 국가는 (경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나라의 통화는 자연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이것이 해당국의 수출을 촉진시켜 경기회복을 돕게 되는데 단일 통화를 쓰는 유로존에 묶이면 이것이 불가능해진다는 논리다. 따라서 그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이후 다른 유로존 회원국들도 탈퇴할 수 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우려다.

그러나 이 같은 비관론만이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파국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 2012년과 현재는 다른 점도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리스가 3년 전처럼 벼랑 끝 전술을 펴며 채권단을 휘어잡기가 쉽지 않다. 이코노미스트는 "협상력의 균형이 그리스에서 독일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ECB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채수익률이 급락한 탓에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도 시중금리 급등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발생 우려가 감소했고 유로존에 잔류하기 위해 이미 희생을 치른 그리스 내 여론은 그렉시트를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 가디안 역시 "ECB가 경제난을 겪는 회원국의 채권을 사들여 지원해줄 수 있는 수단이 있고 (2012년보다) 나은 구제금융펀드가 갖춰졌다"며 2012년보다 유로존이 한층 더 나은 방화벽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번 조기총선에서 시리자가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를 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 대표가 강경론의 톤을 완화할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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