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시 자동으로 건물의 전원 등을 차단해 2차 피해를 막는 시스템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지진관측기의 경우 일본과 미국 등에서 전량 수입하던 실정으로 기술개발로 인한 수입대체 효과는 연간 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박윤호 에이케이지씨 사장은 "지진 발생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강진계 'AK-2000(사진)'을 자체기술로 개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고 30일 밝혔다. AK-2000은 유비쿼터스 기능을 활용해 지진발생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지진감지센서를 통해 일정규모 이상의 지진을 감지할 경우 자동으로 경보시스템을 작동시키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건물의 전력과 가스를 차단한다. 박 사장은 "지진은 진동자체보다는 진동으로 인한 가스 누출이나 전기 누전 등 2차 피해가 더욱 크다"며 "공장 및 원자력 발전소, 일반빌딩 등 주요 지점의 지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K-2000은 아울러 서버와 지진계를 별도 설치해야 하는 수입제품과 달리 일체형으로 설계돼 지진 감지나 데이터 보관를 위해 별도의 데이터 이동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회사측은 제품가격도 기존보다 40%정도 낮춘 만큼 연간 300억원에 이르는 국내 디지털강진계 수입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케이지씨는 향후 AK-2000의 네트워크 기능을 활용해 지진의 진앙지를 8초 이내에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지진 진동의 일종인 P파가 강진계가 설치된 주요지점 3곳에 닫는 시간을 계산해 진앙지를 파악하는 원리다. 박 사장은 "지진은 대개 30초~1분 가량 지속되지만 현재 진앙지 파악에 드는 시간만 2분 가량 걸린다"며 "8초에 진앙지를 파악해 통보함으로써 해당지역 주민들이 신속히 대피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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