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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한 발 먼저… 소비자도 깜짝 놀랄 '킬러 제품' 내놔야

[기업가정신이 창조경제 만든다] 1부 <3> 중단 없는 혁신<br>LG, 전쟁 상흔 여전한 50년대 라디오 만들어 가전미래 개척<br>불량폰 15만대 불태운 결단이 삼성 갤럭시 신화 창조 밑거름<br>창조적 발상으로 시장 주도한 '한국판 잡스 스토리' 나와야

신종균 삼성전자 IM(IT & Mobile Communications)담당 사장이 지난해 5월3일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갤럭시S Ⅲ’를 소개하고 있다. 갤럭시S Ⅲ는 사용자환경^기술^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 인간 중심 철학이 반영된 새로운 콘셉트의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세계 1위를 질주하는 데 원동력이 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손꼽힌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해머로 휴대폰 15만대를… 비장한 삼성 결단
남보다 한 발 먼저… 소비자도 깜짝 놀랄 '킬러 제품' 내놔야[기업가정신이 창조경제 만든다] 1부 중단 없는 혁신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신종균 삼성전자 IM(IT & Mobile Communications)담당 사장이 지난해 5월3일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삼성 모바일 언팩’ 행사에서‘갤럭시S Ⅲ’를 소개하고 있다. 갤럭시S Ⅲ는 사용자환경^기술^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 인간 중심 철학이 반영된 새로운 콘셉트의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세계 1위를 질주하는 데 원동력이 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손꼽힌다. /사진제공=삼성전자
























LG, 전쟁 상흔 여전한 50년대 라디오 만들어 가전미래 개척
불량폰 15만대 불태운 결단이 삼성 갤럭시 신화 창조 밑거름
창조적 발상으로 시장 주도한 '한국판 잡스 스토리' 나와야

LG전자(옛 금성사)는 국내 시장을 선도해온 가전업체다.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지난 1958년 '전자'라는 용어도 낯설던 시점에 구인회 당시 사장은 라디오의 국산화를 결심하고 LG전자를 설립했다. LG전자는 1년여의 노력 끝에 1959년 11월 한국 전자산업의 태동이라 불리는 국산 라디오 'A-501'을 출시했다.

LG전자는 라디오에 이어 선풍기ㆍ전화기ㆍ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ㆍ카세트녹음기ㆍ전자레인지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출시하면서 한국 전자산업의 역사를 써왔다. 1966년 8월 세상에 나온 국산 흑백 TV는 라디오에 이어 LG전자가 7년 만에 이룩한 또 하나의 쾌거였다. LG전자가 만든 TV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역사가 한 단계 도약했음을 알리는 이정표였으며 우리나라가 영상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일대 '사건'이기도 했다.

LG전자가 가전업체로 한발 앞서 나간 것은 시장을 선도한 신제품 덕분이다. 반대로 지금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다소 밀려 있는 점 역시 스마트폰을 비롯한 일부 제품의 경쟁에서 밀려서라고 볼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국내 가전업계를 이끌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면서도 "소비자들이 최근 삼성에 비해 LG에 혁신적이라는 이미지를 덜 떠올리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조언했다.

◇혁신이 신화를 만든다=삼성의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터를 닦은 반도체 신화를 바탕으로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건희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1987년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격차는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하지만 "자식과 마누라 빼고 다 바꿔라"라는 그의 말처럼 삼성은 혁신을 거듭하며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매출은 1987년 9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9배 늘어난 38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시가총액도 300배 이상 늘었다. 브랜드 가치도 세계 9위까지 상승했다. 혁신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결과 반도체ㆍ휴대폰ㆍTVㆍ리튬전지ㆍ드릴십 등 무려 19개 제품이 삼성의 브랜드를 달고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품질혁신을 통해 탄생한 '애니콜'과 '갤럭시'의 휴대폰 신화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일명 '휴대폰 화형식'으로 불린 일화는 지금의 세계 최고 휴대폰 신화를 만든 원동력이다. 1995년 3월9일 삼성전자 구미공장에 모인 직원들은 이마에 '품질 확보'라는 머리띠를 두르고 손에 든 해머로 15만대의 휴대폰을 폐기시켰다. 그 위에 휘발유가 뿌려지고 불이 붙은 후 약 500억원에 이르는 제품은 사라졌다. 이건희 회장이 당시 약 15만대의 휴대폰에 불량이 있었다는 사실을 듣고 지시한 결과다. 이후 지속적인 혁신과 제품 개발을 통해 탄생한 애니콜과 갤럭시는 지금의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 삼성전자를 만들어냈다. 이병철 창업주가 '관리의 삼성'을 이끌었다면 이건희 회장은 혁신을 거듭하며 오늘날의 삼성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된다.

현대ㆍ기아차가 2011년 5월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충격에 빠졌다. 전세계 자동차 업체 최초로 현대차가 독자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시로 시작된 하이브리드카 개발은 상대적으로 기술 우위에 있던 일본 업체를 피해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 1,000여개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지며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게 했다. 향후 그린카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천명한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주도 하에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서도 한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성장도 기업인의 선도적인 제품 개발과 성공의 부산물이다. 주방ㆍ욕실ㆍ어린이용품 등의 다양한 생활용품을 생산하던 ㈜락앤락은 밀폐용기 시장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며 일약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1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해 기존 밀폐용기와 달리 직사각형 모양 용기에 4개면을 잠그는 방식으로 개발된 '전혀 새지 않는' 용기를 만들어냈다. 현재 락앤락은 85개국에 1,473건의 특허와 상표, 의장등록을 하고 113개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 회장은 "혁신적인 제품개발이야말로 락앤락이 성장하고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도 잡스 성공 신화 나와야=혁신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스콧 스턴 미국 MIT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미국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대기업 출신이 아니어도 영웅 취급을 받는다"며 "이런 스토리가 한국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애플을 잠시 떠났다가 1997년에 복귀한 잡스는 모니터와 본체가 하나로 합쳐진 컴퓨터인 아이맥, 휴대용 음악 재생기 아이팟을 연이어 성공시켰고 오늘날의 아이폰 신화를 만들었다.



안철수 전 교수는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다음날 "에디슨이 80년 전에 죽었지만 모든 사람이 기억하듯이 100년 후 사람들은 지금 현세의 다른 사람은 잊더라도 스티브 잡스는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잡스가 지금도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그가 개발을 주도한 수많은 제품들의 영향이다.

정대용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잡스는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단 한번도 소비자 조사를 한 적이 없다"며 "진정한 혁신가는 무지한 소비자들이 제품이 나온 후에야 무릎을 치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 적합업종 '약보다 독'일부 중기 시장 독식 부채질혁신적 제품 개발 의지 꺾어외국계에 시장 뺏길 우려도대기업의 사업 다각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인위적 시장 분할을 통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등으로 기업의 혁신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오히려 역차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경쟁업체가 사라져 특정 기업에 득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한편 일부 기업들의 혁신 의지마저 꺾을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 2010년 9월 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9ㆍ29 동반성장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동반성장위원회ㆍ공정거래위원회ㆍ지식경제부 등을 중심으로 하도급 공정거래질서의 확립과 동반성장지수 발표,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등을 추진한 것. 경제계는 적극적인 화답을 다짐하며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서 동반성장을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다만 다른 것은 제외하고 중기 적합업종 제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 편이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시장을 나누겠다는 의도인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도 독이 될 소지가 크다. 양금승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센터 소장은 "중소기업들의 성장의지를 떨어뜨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의존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단한 혁신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의 결과로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고 있는 대기업에 족쇄를 채우는 것은 우리 경제성장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폐해가 드러나는 곳도 나오고 있다. 2011년 말 동반위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일부 제한했다. 1년여가 지난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외국계 업체에 국내 시장을 잠식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국가경쟁력 측면의 손실을 지적하고 있다. 중소기업도 상위 업체들이 사실상 시장을 나눠먹으며 대다수 업체의 수익성은 더욱 나빠졌다.

중기 적합업종 제도의 그늘에 중소기업이 스스로 안주하게 될 경우 혁신적인 사고를 통한 제품 개발 등은 뒤로 밀릴 수도 있다. 연구개발(R&D)을 사실상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이들 제품을 소비하는 다른 기업들이나 소비자들은 해외로부터 물건을 들여올 수밖에 없다. 결국 내수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려다 혼란만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손실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대기업이 배제된 시장에서 외국 기업들의 한국 법인은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으며 공공기관 수주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한편 대기업이 스스로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보는 분야에 있어서는 사업을 넘겨주거나 확장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업이양과 확장자제 등 적합업종 협의 사항을 지킬 수 있도록 유인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적합업종 이행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대기업 스스로가 상생의 길을 걷도록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선옥 전경련 산업정책팀장은 "상생협력법이나 적합업종특별법 등의 방식으로 정부가 중기적합업종 제도를 지정하려는 방식은 맞지 않다"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상생할 수 있도록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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