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을’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은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동반성장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자재 도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보호해야 한다”며 관련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규모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량구매 등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대기업이 그 동안 중소업체들이 힘들게 확보한 음식재료 유통시장을 침해했다”며 “이 때문에 중소상인들이 고사할 지경에 처해 대기업 진출제한 등의 규제를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인들은 “대기업이 계속 중소상인 영역을 침범해 중소상인들이 설 곳을 잃게 된다면 결국 국가경쟁력이 약해지고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대기업 계열사이면서 식자재 도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은 CJ프레시웨이ㆍ아워홈ㆍ웰스토리(삼성에버랜드)ㆍ신세계푸드ㆍ대상베스트코ㆍ동원홈푸드ㆍ현대그린푸드ㆍ농협유통 등이 있다. 특히 지난 해부터 이들을 포함해 식자재 도매업에 눈독을 들이는 대기업이 늘어나자 관련 영세ㆍ중소업체들은 크게 반발하며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왔다.
전국 ‘을’살리기 비대위는 “앞으로 식자재 도매업뿐 아니라 고물상, 동네슈퍼 등 다른 업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신청하고 ‘중소기업ㆍ중소상인 적합업종 특별법’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대기업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학교 급식 직영화에 이어 인구 노령화 및 기업 해외 진출 등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의 공공기관 입찰 참여 제한 등으로 급식 시장 파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식자재 유통사업마저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관련 대기업 관계자는 “식자재 도매업은 식품 위생안전에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갈수록 고도의 전문성과 사업 노하우가 필요해지는 추세인데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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