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포럼] 위기의 김치산업과 세계화


식품환경과 소비자 입맛의 변화로 대표 한식인 김치의 위상이 날로 위협받고 있다. 국내 김치 수입량은 2000년 대비 540배 증가했으며 2004년부터 수입이 수출을 초과했다. 1인당 연간 소비량도 27㎏으로 20년 전에 비해 23% 감소했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지난 정부에서 한식세계화를 내걸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식문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산다. 처음엔 서양식이라고 외면했던 피자의 변신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메뉴의 다양화로 피자는 어느새 우리 곁에 자리 잡았다. 처음엔 크기도 대중소 한판으로 나오다가 이젠 먹기 좋게 조각으로 절단해서 나온다. 간편함이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선택을 이끌어내고 있다.

소비 급감·중국산 범람에 위상 흔들

물론 김치도 다양해졌지만 우월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 국내에서 김치 국적은 불분명하다. 연간 수입김치는 19만톤에 이르고 전량 중국산으로 보면 된다. 농촌진흥청 통계에 따르면 수입김치의 90%가 식당과 외식업체로 유통되는데 그 중 일반식당에 60% 이상 공급된다. 김치의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야 할 이유다.

아울러 식후 김치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껌이나 향수, 후식의 개발, 잔반과 식후처리법 등 창조경제가 필요한 부분이다. 불과 4~5년 전 돌풍을 일으켰던 막걸리가 급격히 퇴조하고 힘든 재기과정을 밟고 있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기성세대의 입맛을 이끌고 신세대의 입맛을 훔쳐올 수 있는 감칠맛 나는 김치로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건강기능 식품으로 확실히 거듭나야 한다. 김치는 70%가 배추김치지만 갓김치ㆍ무김치ㆍ파김치 등 300종이 넘는다. 또 발효과정을 통해 영양 성분이 한층 풍부해진다. 비타민과 무기질, 유산균이 풍부해 암세포 증식억제와 노화, 비만 억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최근 시중에서 발효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미국 건강전문지 헬쓰가 2008년 올리브기름ㆍ콩ㆍ요구르트ㆍ렌틸과 함께 김치를 5대 건강식으로 선정한 바 있다.

냄새제거 등 관련산업 과학화 시급

하지만 여전히 국내는 물론 해외지역 소비자들에게 '짜고 매운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된 점은 개선돼야 한다. 나트륨 저감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치가 건강기능식품임을 보다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작업이 절실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미래는 제3의 맛, 발효식품 시대'라고 정의했다. 인류 먹거리에도 패러다임의 변화가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천년의 김치 역사와 함께 국민건강을 책임져온 된장ㆍ간장ㆍ고추장ㆍ젓갈 등 발효식품의 과학화가 절실하다. 2~5℃의 김치 적정 숙성온도 유지를 위해 장독을 땅속에 묻는 것도 과학이지만 90%를 넘는 김치냉장고 보급률도 김치로부터 발생된 과학의 유산이다.

직접적인 김치 관련 산업은 2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체 채소시장의 34%를 차지한다. 식품 관련 산업규모 39조원도 사실상 김치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따라서 김치산업의 세계화는 곧 우리 식품산업의 세계화를 의미한다. 김치글로벌화로 국내 식품산업은 짧은 시간에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채소시장은 물론 우리의 멋과 맛, 국민 건강과 문화를 담을 새로운 김치의 변신이 절실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