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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행복한 동거가 되려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은 2년 전부터 시작돼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두 은행은 지난 2년 동안 감성 통합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다. 상품의 판매, 여수신 체계, 검사업무 시스템, 여직원의 유니폼 등에서 눈에 띄는 통합이 이뤄졌다. 아직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본점 일부 부서에서는 양행 직원들이 같이 근무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사번도 ‘06’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통일하기로 이미 약속을 했다. 양행 직원들은 이달 들어 더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말 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돼 통합은행의 이름과 은행장, 직급 및 점포 조정 등 민감한 사안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통합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 양행은 곧 통합을 알리는 다양한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대적인 고객 사은행사는 물론 두 은행의 남녀 직원을 모델로 기용, 신혼부부의 모습을 연출해 통합은행이 새롭게 출발함을 알리는 광고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편에서는 통합은행의 이름을 둘러싸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신한, 조흥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을 분위기다. 이름 논쟁은 마치 장래를 약속한 남녀가 결혼 준비과정에서 흔히 벌이는 다툼과도 비슷하다. 다른 가정에서 성장해온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부부가 한 가정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서로간에 끊임없는 이해와 노력이 없다면 그 가정은 온전히 유지될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신한과 조흥이 만나 하나의 새로운 은행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양행 직원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역사에서도 의미 있게 기록될 일이다. 양행 직원들이 서로 돕고 이해하며 조금씩 더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동안 양행이 보여준 경쟁력으로 미루어볼 때 새롭게 출범하는 ‘뉴 뱅크’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 분명하다. 행복한 가정 앞에서는 ‘문패’가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는가는 결코 중요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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