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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펀드서 되레 자금 유출, 환매의 역설

주가 올라 수익률 개선되자<br>'우등생' 위주 차익실현 늘어

“아이러니~ 말도 안돼”

펀드에서 대량의 돈이 빠져나가는 ‘환매 시기’가 되면 유명 걸그룹의 노래 가사처럼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 나타난다. 장기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서 오히려 많은 자금이 유출되는 현상, 바로 ‘환매의 역설’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후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는 4,880억원이 빠져나갔다. 1월 초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면서 차익실현 목적의 환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모펀드가 아닌 공모형펀드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유출 금액은 8,540억원으로 불어난다. 비록 코스피 2,000선 재돌파로 대규모 환매가 이뤄졌던 지난해 9월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탄력을 받으며 1,980선을 회복하고 사흘째 상승하자 ‘2,000 고지 환매 대란’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개별 펀드 중 자금유출 상위 20개 펀드를 살펴보면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444억원), KB한국대표그룹주(-443억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394억원), 한국투자크루즈F2.8인덱스(-357억원), 신영마라톤(-258억원) 등 최근 2년 이상 장기 수익률은 모두 유형평균을 앞서고 있는 상품들이 상위권에 포진됐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는 최근 1년(2.94%), 2년(0.31%), 3년(29.00%), 5년(61.97%) 성적이 모두 유형평균을 월등히 앞서고 있고, KB한국대표그룹주 역시 수익률이 존재하는 1년(-0.76%), 2년(1.13%), 3년(33.09%) 구간에서 모두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오랫동안 펀드에 묶여 있던 돈들이 환매시점을 모색하면서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는 비자발적 장기투자에 들어가는 반면, 성적이 좋은 펀드는 수익이 좋을 때 차익을 챙겨 정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우등생의 비애인 셈이다.

환매의 역설은 펀드 유형에서도 나타난다. A형펀드는 펀드 가입 시 1% 수준의 수수료로 떼지만 보수는 상대적으로 적어 장기투자에 적합하다. 수수료가 없는 대신 보수가 비싼 C형과는 반대다. 그런데 장기투자를 위한 A형은 오히려 환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는 올해 394억원 환매 중 268억원이 A형에서 나왔다. 한투삼성그룹적립식2(444억원 중 219억원),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357억원 중 268억원), KB코리아스타는(165억원 중 145억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A형 펀드는 가입 3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90일 이내에 환매할 때 통상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내야 하는 C형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기에 A형 펀드에 가입, 몇 개월 후 증시가 오르면 차익을 챙겨 빠져나가는 식의 ‘펀드단타’에 나서 업계에서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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