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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백두산 분화, 과민반응 삼가야-고윤화 기상청장


지난달 칠레 칼부코 화산이 분화했고 네팔 강진으로 8,00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일본 하코네 화산의 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백두산 폭발 조짐이 뚜렷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 20년 내에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연구원에서는 백두산 경사면에 구멍을 뚫어 마그마를 뽑아 올린다는 방안을 내놓는가 하면 2011년 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백두산 분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낭설도 쏟아지고 있다.

화산 폭발은 지진 발생과 연관이 있다. 지구의 껍질인 지각은 10여개의 지판으로 쪼개져 약간의 유동성 있는 연약권 위에서 상대적으로 운동하면서 균형을 맞추는데 이 과정에서 축적된 힘이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순간 지진이 발생한다. 지각과 맨틀은 고체성이지만 부분적으로 온도가 높아지거나 압력이 낮아지면 액상 형태로 변하는데 이 물질을 마그마라고 한다. 이 마그마가 지표를 뚫고 나오면 화산 폭발이 발생한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한다면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화산 쇄설류(화산재·연기·암석 등이 섞인 물질이 고속으로 분출되는 현상)로 인해 백두산 인접 지역은 대재앙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백두산 천지의 약 20억톤의 물이 마그마와 접촉하는 순간, 뜨거운 기름에 물을 부을 때 나타나는 반응처럼 폭발적 분출로 인해 거대한 수증기 구름과 함께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화산 쇄설류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기 상층의 바람 방향에 따라 화산재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백두산 주변의 화산가스와 지표변화를 관측하거나 화산재의 확산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백두산 분화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 하지만 백두산의 대부분을 관할하는 중국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백두산 주변의 다양한 모니터링 시도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별다른 진척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지진과 화산 분출은 지구가 탄생한 이래 계속 이어져 왔으며 전 세계에서 크고 작은 지진과 화산 분출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죽은 땅이 아닌, 지구가 살아 있다는 건강한 증거다. 화산 폭발은 조건이 갖춰지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관점과 추정의 근거가 있겠지만 백두산 화산 폭발 시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만을 가지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근거가 불분명한 상황의 예측은 항상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정부는 폭발의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인공위성을 이용해 지표면의 위치 변동에 관한 연구 등 다각적인 기술적 노력뿐만 아니라 화산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현지에서 할 수 있도록 중국이나 북한과도 협력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지만 필요 이상의 과민 반응은 소모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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