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국내정치 전망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집권후반기 안정여부를 판가름하게될 이번 총선은 한마디로 「호남=국민회의 여전히 압승, 충청=자민련 압승아닌 우세, 영남=한나라당 우세아닌 압승」 등으로 요약된다. 이런 가운데 현역의원들은 젊은 피의 도전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따라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합당이 무산되고 국민회의에 뿌리를 둔 신당과 자민련 등 2여와 한나라당 1야간 대결구도와 관계없이 유권자의 의식이 반영된 공천파란이 예상된다. 특히 공동여당이 협의하에 공천한다고 밝힌만큼 공천지분에 따른 잡음도 뒤따르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연합공천이 될 공동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얼마만큼 위력을 발휘할지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번 총선을 통해 金대통령 등 집권세력은 그간의 정책기조를 더욱 강력하게 밀어붙일수 있는 안정기반을 확보하려는 반면 야당은 DJP연립정권에 결정적 타격을 가해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지를 보일 것이다.

이같은 점에서 총선결과는 집권후반기의 정국기상도를 결정하면서 나아가 차기 대권구도나 내각제 개헌 여부와도 불가분의 함수관계를 지닐 전망이다.

먼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안정의석을 바탕으로 경제·대북관계 등에서 전반기 개혁정책을 더욱 과감하게 밀어부쳐 사회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야당이 승리하면 김대중정부는 극심한 권력누수현상을 초래, 현정부의 정책기조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2여1야 구도속에 치뤄지지만 일방적인 압승이나 참패는 없고 정치권 세력분포에 약간의 변화만 초래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4월총선은 달라진 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염원속에 치러지게 되지만 현재의 분위기를 감안, 환골탈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번 총선에서 특이한 것은 지난번과 다른 역지역구도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호남지역에 야당이 막대기를 꽂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는 유일야당인 한나라당의 경우 영남지역에서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호남과 충청지역에서 석권보다는 압승, 우세로 각각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이같은 역지역구도 전망에 무당파층의 확산이 예상되고 그로인해 여야 지도부가 비상이 걸린 것도 이와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각당지도부는 50년만의 수평적 정권교체로 무주공산이 되버린 강원전지역을 비롯 전통적으로 야당강세지역인 수도권과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의 아성인 일부 부산·경남지역 등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강원도의 경우 국민회의 등 공동여당 5석 모두가 대선전에 한나라당에 있다가 대선후 국민회의 등 여당으로 옮긴 점을 감안, 여전히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진다는게 지역정가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한동(李漢東)의원의 자민련 입당결정으로 자민련 분위기는 괜찮을 것이란 시각이 나오고 있다.

역대 야당우세지역인 수도권의 경우 각당의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15대 국회와 국회의원들에 대한 여론의 심각한 불신 등을 감안, 현역의원들이 젊은피의 거센 도전을 받고있어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특히 여권의 경우 옷로비사건 등으로 인해 민심이 악화된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국제통화기금(IMF)사태 극복이라는 성과도 빛이 바랠 가능성이 다분해 선전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당의 실정으로 어부지리승을 얻고있는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야당강세지역인 수도권지역에서의 선전을 위해 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선명한 정책야당의 이미지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YS의 입김이 건재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 서구와 경남 거제 등 부산·경남 일부 지역의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YS간 공천제휴설이 나돌 정도로 공천문제가 복잡한 지역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결국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다 야당도 여권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보고있는 형국이어서 여야지도부가 4월총선까지 얼마만큼 이를 추스럴지 의문이다.

양정록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