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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과 교육

정부가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곧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 발표한다고 한다. 참여정부가 부동산가격 안정만은 꼭 실현하겠다고 대단한 의지로 지혜를 모으고 있는 만큼 이번 대책은 다른 어느 때의 대책보다도 강력하고 종합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 종합대책에 교육 부문이 포함됐는지가 궁금하다. 며칠 전 교육부총리가 강남의 집값 폭등과 교육은 별 관계가 없다고 한 말이 보도됐다. 과연 그럴까. 얼마 전 재정경제부가 부동산가격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판교에 학원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것은 교육문제가 강남 집값의 상승요인 중 중요한 하나의 요소라고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강남에 살게 된 것은 전적으로 자녀교육 때문이었다. 서울 변두리에서 살던 우리는 큰 애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됐을 때 집사람이 우겨서 살던 집을 팔고 전세를 얻어 무리를 해가면서 강남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그후 아파트 추첨에 당첨돼 대치동으로 이사를 온 것이 20년 전이었다. 그때만 해도 대치동의 주거환경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대치동 주변으로 강북에서 이주해온 고등학교들의 명문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명문학원들이 몰려들면서 성가가 높아지게 됐다. 그러다가 지난 2002년 분당과 일산에서 고교평준화가 실시되면서 그 두곳에 살던 주민들이 대거 대치동으로 이사를 왔다. 일산의 백석고등학교와 분당의 서현고등학교 같은 명문고등학교가 평준화로 인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 같으니까 학부모들이 대치동으로 일시에 몰리면서 집값이 폭등하게 됐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대단하다. 맹모삼천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특히 어머니들의 교육열은 뜨겁다 못해 델 지경이다. 며칠 전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교육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경제원로들도 노무현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고교평준화 정책을 깨야 집값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건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경제부총리는 교육문제가 부동산 대책으로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지만 강남 부동산 문제의 근본은 교육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손을 대지 않는 한 여타 대책은 실효성보다는 부작용만 높힐 공산이 크다. 차제에 고교평준화 정책은 단순히 부동산 대책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의 경쟁력 강화라는 근본적인 차원에서도 폐지돼야 할 것으로 믿는다. <손병두(전경련 상임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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