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라면 금융이 산업으로서의 존립기반을 잃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금융은 쇠락과 재도약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게 신 위원장의 평소 인식이다. 이 같은 한계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력 규모에 걸맞지 않은 금융산업의 낙후성을 끌어올리는 경쟁력 강화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자연적으로 파괴와 약탈 등으로 이어지듯이 금융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문제는 무엇보다 앞서야 할 명제다. 고객 신뢰가 담보되지 않는 한 금융산업 발전은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그때마다 요란스러운 대책을 남발하지만 그때뿐인 것은 금융 내외부의 통제기능이 동반 개선되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다. 내부적으로는 자금중개 기능의 사전·사후 모니터링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다음으로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는지를 외부에서 검사 감독하는 주체가 바로 금융감독기구다. 금융회사들과 감독기구의 원활한 소통과 견제를 촉구하는 이유다. 하루빨리 소비자가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산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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