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각 철도성 대외철도협조국의 김철호 부국장은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 11월 8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합작으로 추진하는 재동역-강동역-남포역 구간 철도 현대화 사업이 “조로(북러)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의 발전과 이익에 부합되는 대규모 철도협조계획 실현의 첫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진행되는 철도 개건사업은 모스크바 선언의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협조사업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선언은 200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체결한 것으로, 그 중 6항에서 양국이 남북한과 러시아, 유럽을 잇는 철도 건설사업에 노력을 기울인다고 규정했다.
김철호 부국장은 “모스크바 선언에는 조선의 북남과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중계수송로를 창설할 데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평안남도 은산군의 재동역과 평양시 강동군의 강동역, 남포시의 남포역을 잇는 내륙철도 현대화 사업을 합작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하고 지난달 21일 동평양역에서 착공식을 개최했다.
러시아어로 ‘포베다’(승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 사업에는 러시아 토목건설회사인 ‘모스토빅’이 참가하며 250억 달러(약 27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자금은 러시아 기업들이 북한 지하자원 개발과 판매를 통해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호 부국장은 “재동역-강동역-남포역 구간의 철도 현대화 사업이 끝나면 그 후 여러 단계에 걸쳐 철도 현대화를 위한 협력사업을 진행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관리가 러시아와의 내륙철도 현대화 사업이 남북한-러시아-유럽 철도 건설사업의 첫 단계라고 강조한 것은 이 사업에 남한을 끌어들여 3각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동북아연구실장은 “내륙철도 현대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러시아의 참가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을 끌어들여 다자간 협력체계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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