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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만기도래 회사채 21조 자금대란 우려감커져

■ 회사채시장 급속냉각신용도 낮은 기업 유동성지원 부실社 구조조정 서둘러야 미 테러 대참사 후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자금조달창구가 꽉 막혔기 때문이다. 회사채시장은 미 테러 대참사 후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직접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당장 LG텔레콤이 유상증자를 철회했고 LG카드도 기업공모를 포기했다. 유상증자 물량도 크게 줄었다.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을 터주기 위해 마련한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와 비과세고수익고위험펀드도 지지부진하다. 반면 연말까지 도래하는 회사채는 21조여원이나 버티고 서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고비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자금대란은 물론 쓰러지는 중견기업들이 여럿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회사채 시장 얼어붙어 기업들의 주요 자금창구인 회사채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은 지난 7월 4조3,6509억원에서 지난달 2조5,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거래 규모도 지난달 17조7,685억원으로 최근 8개월 동안 가장 적었다. 전체 채권시장에서 월별 10%대를 유지하던 비중이 6%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구조조정 지연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마당에 미 테러 사건으로 불안심리가 가중된 탓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ㆍ롯데쇼핑 등 일부 우량 기업만을 제외하고는 자금조달은 하늘의 별 따기다. 미 테러 사태로 타격을 입은 D그룹의 경우 대부분의 계열사는 회사채 발행을 꿈도 못 꾼다. 인수 희망 기관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D그룹과 H그룹도 비슷한 상황이다. D투신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발행금리를 아무리 높여줘도 요즘처럼 장기침체가 확실한 상황에 경영이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를 인수하기는 사실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가장 낮은 투자적격 등급인 BBB급 회사채 거래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H투신운용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프리미엄을 얹어서 사던 BBB급 회사채는 팔자 물량밖에 없다"며 "안전한 국고채와 통안채 위주로만 거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프라이머리 CBO 등 다른 조달 창구도 막혀 회사채 시장뿐만이 아니다. 다른 자금 조달 창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을 터주기 위해 도입된 프라이머리 CBO는 지난달 2,328억원어치만 발행됐다. 이달에는 발행 여부조차 미지수다. 한때 월 2조~3조원씩 발행되던 상황과는 천양지차다. 컨소시엄을 구성 중인 S증권의 한 실무자는 "적격 업체들은 경기침체로 투자설비 차원의 자금수요가 없는 반면 발행을 원하는 BB~BBB급 기업들은 신용도가 떨어지는데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한도까지 겹쳐 풀을 구성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금조달 창구인 유상증자 발행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주가가 계속 급락해 시장상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유상증자 물량(3자 배정 포함)은 8월 5,596억원에서 9월(3,484억원), 10월(2,560억원) 갈수록 줄고 있다. 최홍식 상장공시제도팀장은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격도 낮고 물량 소화도 여의치 않아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투기등급채권의 원활한 소화를 위해 도입된 비과세고수익고위험펀드(일명 신비과세펀드) 판매 역시 신통치 않다. 8월 중순 첫선을 보인 이후 9일 현재 2조1,767억원만 팔렸을 뿐이다. 당초 기대보다 5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어 BB등급 등 올 만기도래하는 투기채 등급 처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연말 자금대란 우려 높아져 상황이 이러니 자금대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연말에 돌아오는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발등의 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부터 연말까지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 규모는 21조2,000억원 가량이다. A등급 이상이 8조5,000억원 차지하고 있는 반면 BBB등급 5조6,000억원, BB등급 이하 3조5,000억원, 워크아웃 3조6,000억원 등 BBB등급 이하가 60%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K사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돌아올 회사채는 그동안 확보해놓은 자금으로 막을 수 있으나 그 이후 물량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상태"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꽉 막힌 자금흐름은 자금대란을 초래하고 이는 기업들의 숨통을 옥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동수 하나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자금시장의 악순환으로 기업들이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한편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 기업들의 신용위험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생존은 이제 시장 차원에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이야기다. 홍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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