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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작 부진…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었다"

■ 상반기 한국영화 결산

스타마케팅 활발했지만 400만 이상은 '수상한 그녀' 뿐

점유율 3년 만에 50% 아래로

'군도' '명량' 등 사극 잇단 개봉… 침체 분위기 반전시킬지 주목

역린

역린

우는 남자

인간중독

겨울왕국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엣지 오브 투모로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 상반기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관객 점유율이 3년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한국영화 관객수는 4,121만3,358명(점유율 44.2%)을 기록, 4,700만5,011명(50.4%)의 관객을 동원한 할리우드에 뒤지고 있다. 지난해와 2012년 같은 기간 한국영화 관객수는 각각 5,471만2,428명, 4,373만1,377명으로 57.2%, 54.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할리우드 영화를 누른 바 있다.

상반기 한국영화는 현빈, 장동건, 송승헌, 차승원 등 인기 배우들의 오랜만의 컴백작이 몰리며 흥행 기대를 키웠었다. 그러나 4월 말 현빈, 정재영 등 여러 스타급 배우들을 멀티캐스팅한 역린이 389만명에 그치고 송승헌의 인간중독(144만명·5월 개봉), 장동건의 우는 남자(60만명·6월 개봉), 차승원의 하이힐(34만명·6월 개봉)이 잇따라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상반기 관객 400만이 넘은 한국영화는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866만명)' 단 한편뿐이다.

잇단 흥행실패에 4월 세월호 참사 여파까지 더해져 한국영화의 3년 연속 1억 관객 돌파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영화 관객은 지난 2012년 처음으로 1억명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도 1억명 돌파를 달성했다.

반면 대형 블록버스터를 앞세운 할리우드 영화는 2010년 이후 4년 만에 점유율 50%를 넘기며 한국영화에 앞섰다. 1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1,029만명)을 필두로 3월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396만명)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416만명), 5월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431만명), 6월 엣지 오브 투모로우(410만) 등 블록버스터 영화 대부분이 잇따라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이들 작품도 전작에 비하면 흥행 스코어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상반기 한국영화 부진으로 국내 영화시장에 무주공산 상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쉽게 말해 미국 영화가 잘했다기보단 한국영화가 못했다는 평가가 맞다는 이야기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관객 1억명을 돌파할 정도로 탄탄한 작품성을 보여줬고, 이에 따라 관객들의 눈높이도 올라갔다"며 "반면 올해는 작품성보다는 스타 마케팅으로 지나치게 흥행에만 치우친 영화들이 양산돼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반전 부진했던 한국영화는 후반전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하정우, 강동원 주연의 군도와 최민식 류승룡 주연의 명량, 손예진 김남길의 해적 등 사극이 하반기 잇따라 개봉한다. 업계에선 '세 작품중 하나는 터져줘야 하반기 한국영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할리우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25일 개봉한 트랜스포머4와 내달 관객을 만나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은 전편의 스코어가 높았던 작품들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국내 영화시장에서 한국과 미국의 관객잡기 경쟁은 상반기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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