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발버둥 치는 모습, 포기하고 싶어도 또 일어나고 어떻게든 살아보는 모습, 성장통을 겪고 있는 극중 혜나가 현재의 저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영화배우 이은우(36·사진)는 열연을 펼친 '가부키초 러브호텔'의 영화 시사회를 하루 앞둔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인공 혜나와 9년 차 여배우의 삶엔 '성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털어 놨다.
가부키초 러브호텔은 일본 도쿄 홍등가 가부키초에 있는 한 러브호텔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소동극을 그렸다. 전작 '바이브레이터'로 명성을 얻은 히로키 류이치가 연출했다.
이 영화는 러브호텔에서 일본 대지진, 청년실업, 성매매, 엔테테인먼트 산업, 한국인 이민자들 등 산적한 일본 사회 문제를 호텔이란 공간을 통해 풀어냈다. 혜나는 영화에서 타국인 일본에서 여러 갈등과 고민을 겪는 인물로 남자친구 몰래 은밀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연인을 향한 순수한 사랑을 간직하는 인물이다. 이은우는 일본어 과외를 받은 뒤 대사를 전부 암기하는가 하면 노출을 마다 않는 프로정신도 보였다.
이은우는 "며칠 전 화단이 지저분 해 잡초를 뽑아냈는데, 거기서 다시 잡초가 자라나 꽃을 피웠다"며 "극중 혜나나 나 스스로도 잡초처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힘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배우로서 인지도, 성공, 100% 표현하고자 했던 캐릭터 욕심 등 그간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놓는 연습을 한다"며 "움켜쥘수록 점점 스스로 힘만 든다는 것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이은우는 이슈의 중심에 설 때가 많았다. 'TV방자전'에서 춘향이로 호평을 받은 뒤, 2013년 김기덕 감독 작품 '뫼비우스'에서 주인공으로서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장률 감독의 영화 '경주'에서는 미스터리한 미모의 미망인 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은우는 "영화 주제보다 시각적인 노출이 이슈가 돼 속상할 때도 많았다"며 "앞으로도 수많은 대중들 앞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있게 '과감한' 장면을 해냈다는 것에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를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고, 연기하는 캐릭터도 한풀이를 해주고 싶다"며 "영화 속 캐릭터는 결국 사람들의 삶이고 분신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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