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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전격 회동'을 통해 최근 불거진 당청 간 갈등 봉합에 나섰다. 청와대가 먼저 비주류 지도부에 손을 내밀며 더 이상 당과 청와대가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긴급하게 마련된 것이다. 이는 증세·복지 논란을 비롯해 연말정산 파동, 건강보험 개혁 논란 등을 놓고 당청이 합심해 위기를 돌파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는 야당에 맞서 정국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10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첫 회동을 하고 당정청 정책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원 의장은 이날 회동을 마치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내각과 청와대 간 정책협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정책조정협의회에 더해 당정청이 하나가 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여당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을 계기로 당정청 협조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확대 운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여당에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원내수석부대표가 정부 측은 경제·사회부총리, 국무조정실장, 청와대는 정책조정수석·정무수석·경제수석 등 각 3명이 고정으로 참석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 참석범위를 정할 방침이다.
당정청 정책협의체는 매월 2회, 격주에 한 번 열리고 첫 회의는 이르면 설 직후로 예상된다.
원 의장은 총리가 인준되면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이 참여한 4인 체제의 고위 당정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주요 정책 어젠다를 논의하는 구심점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회동은 하루 전인 9일 오후 결정됐을 만큼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유 원내대표와 원 의장이 새롭게 원내지도부로 당선되면서 당내 지도부가 '비박'으로만 구성됐고 이들이 연일 '증세 없는 복지'의 문제를 지적하며 당청 간 이견이 표출되자 청와대가 긴급 진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이완구 총리 후보의 인준에 빨간불이 켜지자 청와대가 당에 협조를 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으나 청문회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줄 것을 당부했고 여당 지도부는 이에 화답하며 개각 및 청와대 개편 등 인적쇄신 문제, 증세 없는 복지 논란 등을 놓고 박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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