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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따뜻하고 위트넘치는 멜로영화

『사랑이란게 처음부터 풍덩 빠져버리는 건 줄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 버릴줄은 물랐어』『사랑은 육체적인 접촉을 통해 완성되어가는거야』 앞의 말은 여자말이고, 뒤의 말은 남자말이다. 여성감독 이정향(34)의 동화같은 러브스토리 「미술관 옆 동물원」은 남녀의 대립을 이처럼 극명하게 설정해놓았다. 미술관을 사랑하는 여자 춘희(심은하)와 동물원을 좋아하는 남자 철수(이성재)의 소꿉장난 같은 사랑이야기는 춘희의 원룸을 철수가 느닷없이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마지막 군휴가를 함께 보내려고 애인인 다혜의 방을 찾아온 철수. 그러나 다혜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결혼식 좔영때마다 마주치는 국회의원 보좌관 인공을 짝사랑하는 비디오 촬영기사 춘희가 살고 있었다. 「미술관 옆 동물원」은 두가지 이야기가 중첩된다. 현실세게에서는 춘희와 철수가 살아가고, 그들이 함께 지내면서 만들어가는 시나리오에는 동물원에서 근무하는 인공(안성기)과 미술관에서 일하는 다혜(송선미)가 나온다. 안성기와 송선미는 1인 2역을 하고 있다. 언제나 짝사랑만 하는 춘희와 이제 막 실연당한 철수는 한 방에서 서로 부대끼며 자신의 애정관이야말로 절대적이라고 주장한다. 사랑이란 안개낀 북한산을 바라보듯이 은근한 것이라는 춘희, 사랑이란 서로의 육체를 확인하면서 저돌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철수. 그러나 그들은 춘희가 시작한 시나리오를 함께 완성해가면서 『사랑은 결국 서서히 물들어가는 것』이라는 메시지, 즉 보통사람들의 사랑은 일상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준다. 시나리오도 쓰고 연출도 한 이정향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에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특히 밤하늘을 수놓은 별자리에 대한 대사가 감칠맛난다. 품위있는 대사는 시나리오 속의 인공과 다혜가 나누지만,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그들의 말하기와 몸짓을 통해 약간은 연극적인 대사가 자연스럽게 들린다. 반면에 춘희와 철수의 대사는 훨씬 현실적이다. 그들은 관념이 아닌 실재의 사랑을 만들어가야 하니까. 영화는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위트가 넘친다. 섬세함이 깊은 인정 속에서 살아나있고, 현실(철수와 춘희)과 상상(인공과 다혜)속의 화면은 다채로운 색감으로 분할되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녀 주인공이 매력적이다. 야성을 강조하지만 진실이라는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하는 철수역의 이성재와 맨발로 다니며 괴상한 비명을 질러대는 춘희역의 심은하의 연기가 볼만하고 무엇보다 막 잡아올린 붕어처럼 싱싱하고 비릿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영화, 연애를 하거나 하고 싶은 사람들이 볼만한 영화이다. 19일 서울, 중앙, 대지극장등 전국 동시 개봉. 【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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