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가 1 대 1로 거래하던 과거 시장에 비해 현대 사회는 매우 복잡하다. 생산자와 소비자 중간에 유통업자가 끼어들었다. 하나의 상품을 생산하려면 부품 담당, 기술 담당, 품질 보증 등 전문성을 가진 수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조직'을 이루는 건 단연 '사람'이다. 과거의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라는 예측불가한 변수를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조직을 블랙박스로 치부해버렸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는 '조직'을 하나의 대상으로 바라보았고, 조직을 움직이는 숨겨진 구조를 찾아내 복잡한 세상을 읽는 새 경제 프레임 '조직 경제학'(1991)을 발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저자는 조직을 거래나 계약을 성사 시키기 위해 발전시켜온 최적화된 형태라고 주장한다. 물론 때때로 조직 내에는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기능장애들이 종종 빚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마냥 불편하고 답답하다고만 느꼈던 조직의 기능장애들이 실은 조직의 존립을 위한 타협"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는 '조직적 힘'을 만들어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일종의 '거래비용'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아무리 똑똑한 개인이라고 해도 무능한 조직의 힘을 이겨낼 수 없다"며 "인류가 진화해 오고 생존해온 가장 큰 힘이야말로 바로 조직을 만들어내는 힘"이라고 설명한다. 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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