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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한국, 대규모 세금감면 요구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9일 한국이 어두운 경제전망 때문에 마비된 것처럼 보이며 대규모 세금 감면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FT의 아시아뉴스 편집자인 단 보글러는 올 상반기 걱정거리였던 정치적 혼란과북핵 위기가 사라지기 시작하자 이제는 경제 문제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지난해 3.1%에서 올해와 내년 모두 5% 이상으로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등 겉으로는 숫자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장 동력이 대부분 수출이며 내수는 매우 고통스러운 침체 상태라고 그는 전했다. UBS는 개인 소비부터 기업 투자, 정부 지출까지 내수의 모든 부분이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무역 수치에 따르면 중국, 미국, 일본의 경제가 둔화되면서 아시아 수출붐도 약해지고 있으며 분기별 수출 증가율은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한국의 소비자들이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기대할만한 이유도 별로 없으며 생각해보면 소비자들이 4-5분기만에 신용카드 부채 문제를 극복할 것이라 기대한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의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최근 조금 낮아지고 있지만 130%로 여전히 미국보다도 높다고 전했다. 지난주 소비자 심리가 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개인 소비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한참 더 걸릴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그는 지적했다. 게다가 기업 측면에서도 기대할 것이 없다고 그는 분석했다. 대기업들은 수출로돈을 벌었지만 투자는 해외에서 하고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들의 가동률은 60∼70% 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기업 투자 증가율 예상치는 기껏해야 3∼4%라고 그는 전했다. 한편 유가 때문에 인플레가 심해져서 지난 7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연간으로 4.4%를 기록했다고 그는 전했다. 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빨리 낮출 수 없게 되는 것은사실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런 상황에 정부에는 경기 부양 의무가 지워지며 한국 정부는 능력도 있다고말했다. 그는 예산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세율은 선진국 중에 가장 낮으며 정부 채무도 GDP의 23%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이 정도면 공격적인 소득세 인하와 대규모 공공 지출 프로그램, 채무자의채무 면제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UBS는 이런 정책을 펼치기 위해 5% 재정 적자를 권장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통적으로 재정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데다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비용을 대비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위의 사항 중 그 어느것도 실현될 가능성이적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런 태도는 상황이 좋을 때는 정당화되지만 현재 경제 상태에서는 좀 더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일본보다 신용버블이 훨씬 더 작고 짧았기 때문에 그만큼 문제가크거나 심각하지도 않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소극적인 태도를취할 여유는 없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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