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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술꾼도시처녀들' 작가 미깡

"술꾼 경험담 담아 웹툰 시작… 빨리 취하는 폭탄주 싫어요"

시사 소재도 욕심났지만 잘아는 이야기에 먼저 집중

'술도녀 시즌4'까지 끝내고 '성적 취향' 주제 다룰 것

''술꾼도시처녀들'' 작가 미깡은 사진 촬영을 사양한 대신 새로 그린 자신의 일러스트를 보내왔다. "이미 아는 사람이야 어쩔 수 없지만, 필명이나 프로필을 두고 굳이 본명이나 얼굴을 밝힐 필요가 없잖아요."


서른 다섯의 동갑내기 '술꾼' 처녀 셋, 정뚱·꾸미·리우. 생김새나 성격은 물론, 술 먹는 방식, 하룻밤 주량, 술버릇도 제각각이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술집에 모여든다. 탁자 위 늘어서는 빈 병이 즐겁고, 벌주 먹으려 3·6·9 게임에선 일부러 실수 연발. 면세점에서 술만 눈에 들어오고, 보름달을 보면 막걸리에 감자전이 당긴다. 여름엔 시원한 맥주가, 겨울엔 과메기·방어회, 굴이 있어 즐거운 술꾼들.

기상천외하고 엽기·발랄한 소재가 넘쳐나는 웹툰 바닥에서도, 오직 '술'에만 집중하는 이 만화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포털 다음에서 지난해 4월부터 연재된 '술꾼도시처녀들(이하 술도녀)'은 연재 당일 조회수 평균 40만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고, 8월말 끝난 시즌2까지 40화를 묶어 출간됐다.

5일 만난 '술도녀'의 작가 미깡(35·일러스트)은 뜻밖에 평범했다. 반사회·컬트적이거나 아웃사이더·폐인까진 아니더라도, 한구석쯤 '과연~'할 줄 알았던 예상이 접혔다. 수수하고 말끔한 얼굴과 차림새, 차분한 목소리와 조리 있는 설명. 결혼도 했고 100일이 갓 지난 아기까지 있다.

왜 '술'인지를 물었다. "뭔가 이야기하려면 잘 아는 것부터 해야 하잖아요. 일단 제가 술꾼이고 친구들도 그렇고, 그간 축적된 소재를 썼어요. 시사적인 것, 30대 여성의 고민 같은 소재도 사실 욕심나죠. 하지만 그건 더 잘하는 분이 많으니, 술에 더 집중하죠. 경험담과 목격담을 각색해서 40여회 왔는데, 임신·출산으로 1년 (음주를) 쉬었더니 바닥이 보이네요. 이제 열심히 취재(?) 다녀야죠."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인문학 콘텐츠를 기획하는 회사에 10여년 다니다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는 틈틈이 만화를 그렸다. 어렸을 적부터 만화를 따라 그린 정도의 실력이었다. 그렇게 몇 달 아마추어 게시판에 올리다 제풀에 시들해질 즈음,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고 연락이 왔다. 일이 되려는지, 다음만화 쪽에서도 정식연재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통상 아마추어 리그에서 순위경쟁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일축하는 '파격' 제안.



"운이 좋았고 감사했죠. 우선 술도녀 시즌4까지는 끝낼 예정이에요. 아직 구체적으로 차기작이나 중장편을 잡지 못했지만, 욕심도 나고 생각도 있습니다. 타고나서 어쩔 수 없는 것, 이를테면 성적 취향 같은 주제를 다루고 싶어요. 그림 실력이 부족하면 작가를 구해서라도 시작할 겁니다."

한 때 주 3회까지 올렸던 '술도녀' 연재는 이제 시즌3에 들어오며 주 1회 정도로 줄었다. 아무래도 육아를 겸하다 보니 예전보다 시간이 빡빡하다. 지금 속도면 내년 말에나 2권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벌써 술자리를 돌고 있다. 그런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술을 물어봤다. 역시 소주와 맥주, 가능하다면 싱글 몰트 위스키라는 무난한 대답. 하지만 폭탄주는 별로 즐기지 않는다는 단호함.

"(섞지 않고) 따로 먹는 술이 맛있어요. 물론 첫 잔으로 한 잔 정도는 좋지만, 폭탄주는 역시 빨리 취하려고 마신다는 느낌이 있죠. 좋은 술 오래 먹어야죠. 또 다음날 못 먹으면 안되니, 너무 무리하게 먹지 않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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