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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만한 고장철 코레일


지난달 28일 오전 국토해양부 출입 기자들에게 느닷없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감사원이 전날 발표한 첫 국산 고속철인 'KTX산천'특별검사 결과에 대한 해명자료였다. 감사원은 코레일이 제작사인 현대로템으로부터 KTX산천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7건에 달하는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무시한 채 운행을 강행해 '고장철'이란 오명을 자초했다고 밝혔다.

KTX는 국가기간산업이자 국가의 중추 교통망이다. 잦은 사고ㆍ고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그 운영 주체인 코레일의 공식 해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봤다. 그러나 해명은 수준 이하로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다.

코레일 측은 감사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가장 논란이 된 결함을 고의 무시했다는 지적에 대해 "객실 출입문 떨림ㆍ운전실 내장판 시공 불량 등의 57건은 '경미'한 결함으로 지난 3월까지 모두 조치를 마쳤다"며 별 문제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운전 기기판 화면이 갑자기 꺼지는 '블랙스크린'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탈선ㆍ전복 같은 중대사고를 일으킬 사안인데도 별일 아니라는 식으로 치부했다. 또 차량설계ㆍ제작 과정에서 31건 결함은 물론 예비품 재고관리 소홀과 경정비 시설 확보 미흡, 과다한 입석 판매 등 개발부터 운영까지 총체적 부실로 지적됐지만 코레일은 보완조치를 끝냈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해명자료에는 잦은 사고ㆍ고장에 대해 스스로 각성하고 반성하는 부분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 때문인지 정창영 사장의 지시로 알려진 이 보도자료에 대해 질타가 쏟아졌다.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인 정 사장이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기보다 '친정'에 맞서는 오만한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코레일의 안전 불감증과 오만한 태도로 볼 때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 철도 사고의 경우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코레일이 분명하게 명심해줬으면 한다. 아니면 공기업인 코레일을 감시ㆍ감독하는 상위 기관이라도 이런 문제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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