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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갤럭시S6 엣지를 사려고 베이징 중관촌 최대 전자상가인 하이룽빌딩의 스마트폰 매장을 찾은 직장인 왕옌(25)씨는 빈손으로 집에 돌아갔다. 건물 내 여섯 군데의 매장을 다녔지만 구입은커녕 제품 구경도 못하고 3~4일 뒤에 다시 오라는 말만 들었다.
17일 중국 시장에서 출시된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현지에서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징동에서는 초기 준비한 4,000대의 갤럭시S6 엣지 골드 모델이 1시간 만에 완판됐다. 베이징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산리툰의 전자매장인 쑨디엔 내 스마트폰 매장은 친구의 아이폰6와 갤럭시S6 엣지를 직접 비교하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대학생인 장은닝(21)씨는 "아이폰보다 디자인은 물론 손에 감기는 느낌도 좋다"며 동생과 함께 갤럭시S6 엣지 2대를 1만2,176위안(한화 약 216만원)에 바로 구매했다.
지난해 4·4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에서 샤오미·애플에 이어 3위로 밀리며 삼성전자의 위기를 앞다퉈 보도했던 중국 언론들도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다. 19일 인민일보는 삼성전자가 독특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중국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법제만보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하이테크 기반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팬클럽을 만들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사재기 열풍도 불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CNMO는 이틀간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휴대폰 판매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며 초기 출시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과거 삼성 제품 출시 때보다 훨씬 좋은 반응이라고 전했다. 예약판매 물량도 갤럭시S5의 3~4배인 200만대를 넘어섰다고 CNMO는 덧붙였다.
이번 신제품 출시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언론들은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 17일 오후 스마오톈지에에서 펼쳐진 이벤트에는 박재순 중국 삼성전자 총괄부사장과 류창둥 징동 동사장이 직접 나와 고객들과 게임을 하며 선물을 증정했다. 제품 성능과 디자인 등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던 과거 모습과는 다르다. 베이징청년보는 "삼성도 갤럭시에 팬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로 중국 시장 1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면 엣지라는 새로운 디자인과 골드 색상이 조합을 이루며 중국 고객들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지속성을 장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이르면 4월 말 중국 내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정책도 골칫거리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사재기에 나선 중간상인들이 중관촌 등에서 물량을 조절하며 가격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IT 전문매체인 중관촌온라인에 따르면 홍콩판 갤럭시S6 가격은 중국판이 출시되며 물량이 쏟아져 5,288위안에서 4,299위안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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