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운에 이끌려 벌써부터 필드에 나갔다는 골퍼들도 많다. 하지만 스코어가 의욕만큼 따라주지 않아 쓴맛부터 본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이것저것 변명거리를 대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면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변명의 가짓수를 셀 수 없는 게 골프라는 말도 있는 만큼 골프는 변명과 실수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예컨대 훈련을 잘 받은 병사가 전쟁에 투입된다고 하자. 그들은 점검, 또 점검을 할 것이다. 훈련의 성과를 꼭 거두기 위해서다. 몸 상태를 확인하고 무기를 확인하고 조직을 확인할 것이다.
겨울 동안 준비했던 골프를 실전으로 옮길 때 준비할 것이 무엇인가를 한 번쯤은 생각했으면 한다. 준비된 병사처럼 골퍼들이 점검해야 할 것 중 하나는 클럽과 같은 장비다. 볼과 골퍼를 연결하는 장비는 병사의 생명을 지켜주는 무기처럼 스코어를 지켜줄 병기다. 크게 세 가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겠다.
첫째는 드라이버 샤프트다. 샤프트는 지난해에 비해 자신의 몸 상태와 스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거울이다. 볼이 왼쪽으로 감기면 샤프트 길이가 짧지 않은지, 강도가 약하지 않은지 살핀다. 슬라이스가 난다면 반대의 경우가 아닌지 보면 된다.
두번째는 아이언의 로프트를 체크한다. 볼이 너무 높이 뜨거나 낮게 날아가면 샷 거리와 방향성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예전보다 탄도가 크게 높아지거나 낮아졌다면 헤드의 로프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단조 아이언의 경우 연습량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립 점검도 매우 중요하다. 그립은 클럽에서 손과 밀착되는 유일한 부분이다. 일단 그립은 소모품임을 명심해야 한다. 클럽을 잡았을 때 딱딱해졌다든지 미끄럽다든지 하는 느낌이 오면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교체 시에는 기존의 것과 같은 무게의 그립으로 바꿔야 한다. 그립의 무게가 바뀌면 스윙 때 느껴지는 헤드 무게감인 스윙웨이트가 달라져 볼을 정확히 맞히기 어렵다. 그립의 두께도 샷에 영향을 미치는데 통상 너무 두꺼우면 슬라이스, 가늘면 훅이 나기 쉽다.
장비 점검을 철저히 해 변명할 일이 줄어들고 즐거운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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