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정구현의 승마속으로] <7> 평보 드디어 출발

허리 펴고 시선은 멀리… 움직임 즐겨야

지면 확인·말 성격 파악·스트레칭

평보로 마장 돌며 일석삼조 준비

고삐 갑자기 당기면 말에 고통

세심히 다루되 놓치지 말아야

걸으며 수시로 쓰다듬고 칭찬을

평보는 가장 기본적이고 속도가 느린 보법으로 말의 네 다리 중 세 개가 지면에 닿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어깨를 뒤로 한다는 느낌으로 말 허리에 체중을 실어 안정감 있게 앉는다. 허리는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숙이지 말고 항상 편 상태를 유지한다.

마장(馬場)에 나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마장을 천천히 평보로 거니는 것입니다. 평보는 앞서 설명했듯 오른쪽 앞다리-왼쪽 뒷다리-왼쪽 앞다리-오른쪽 뒷다리의 순서로 발 디딤을 하는 느린 걸음을 말합니다.

평보로 시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마장의 지면 상태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말은 대부분 새로운 장소에 예민해 운동할 곳의 지형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합니다. 두 번째는 평보를 통해 말이 부조(扶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웬만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조란 기승자의 의사를 말에게 전달하는 매개 수단으로 재갈·박차·음성 등이 있습니다. 어떤 부조에 특히 민감한 말인지를 파악하는 건 말과의 의사소통에 매우 중요합니다. 고삐를 당겨보거나 박차를 살짝 차보는 식으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셋째는 스트레칭 시간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평보를 하면서 말과 기승자 모두 몸의 긴장을 풀 수 있습니다.

이제 평보를 시작해볼까요. 먼저 자세가 중요합니다. 상체는 어깨를 뒤로한다는 느낌이 들도록 말 허리에 체중을 실어 안정감 있게 앉아 있어야 합니다. 항상 허리는 편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종아리로 말 몸통을 가볍게 조이면 출발~. 말이 움직이지 않으면 좀더 강하게 몸통을 눌러주거나 발을 올리고 있는 박차로 살짝 자극을 주면 됩니다. 출발을 지시하는 몸통 자극의 강도는 말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자신의 다리 부조 강도나 체중을 싣는 기준점은 스스로가 온몸으로 느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내 허리는 잘 세워져 있어야 하고 말의 움직임에 잘 반응할 수 있도록 유연해야 합니다.

일단 말이 움직이면 속도 차이는 있겠지만 몸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므로 기승자는 어색한 느낌을 받을 겁니다. 평보가 시작되면 허리를 펴고 안장에 최대한 붙어 있으려고 하면서 다리를 말의 배 옆에 붙인다는 느낌으로 감싸야 합니다. 당황해서 너무 종아리로 꽉 조이려고 하면 평보가 아니라 속도를 내라는 말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틈날 때마다 언급했듯 승마에서는 허리를 펴고 멀리 바라봐야 합니다. 처음에는 두려움 때문에 땅이나 자신의 손, 말 다리나 머리를 보게 됩니다. 멀리 보라는 말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지요. 그래도 계속 신경을 쓰면서 허리를 펴고 멀리 바라봐야 합니다. 아래로 내려다보면 등이 굽어지고 앞으로 좋은 기술을 시도할 수 있는 신체적 자세에 부적합하게 됩니다.



말이 움직일 때는 특히 고삐에 주의해야 합니다. 기승자는 심리적인 불안감 속에 본능적으로 고삐를 당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삐를 당기는 것은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라는 뜻으로 알아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재갈과 연결돼 있는 고삐는 말의 보폭을 조절하거나 후진할 여건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조입니다. 갑자기 고삐를 당기면 말의 입에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되도록 마음을 편안히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옆에 있는 교관이나 보조자도 기승자가 편한 마음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하겠지요. 그렇다고 고삐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말이 출발 신호에 잘 따랐을 때, 그리고 편안하게 걷고 있을 때 수시로 음성이나 쓰다듬기로 칭찬해주면서 서서히 말의 움직임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1000일간의 승마 표류기' 저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