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에 직격탄을 입고 지난해 저소득층 가구의 엥겔계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엥겔계수는 소비지출 중 식료품과 비주류음료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먹고 마시는 것이 문화생활인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후진국일수록, 또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0.7%로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체 가구의 엥겔계수 역시 지난해 14.18%로 2005년(14.6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009년 19.98%, 2010년 20.47%, 2011년 20.7%로 최근 3년간 연속 증가 추세에 있다.
반면 지난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11.83%에 불과해 1분위의 엥겔계수가 5분위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의 먹거리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저소득층 가구의 기본적인 의식주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도 늘어났다. 지난해 1분위 가구의 의식주 필수 항목에 대한 지출 비중이 최근 9년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의류ㆍ신발, 주거ㆍ수도ㆍ광열,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가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13%로 상위 20% 계층인 5분위의 31.62%보다 13.51%나 높았다.
1분위의 의식주 항목에 대한 지출 비중은 2008년 42.95%, 2009년 43.32%, 2010년 44.36% 등 4년 연속 증가세다.
저소득층 가구의 먹고 마시는 비용과 기존적인 의식주 지출 비중이 커진 것은 지난해 식료품 물가 등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식료품ㆍ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도보다 8.1%나 올라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인 4.0%의 두 배를 넘었다. 또 의식주의 필수 항목인 주택·수도·전기·연료 물가도 4.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상승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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