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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T Money] 中신흥부자·중산층 늘어나며 미술시장도 급팽창

■ 차이나리포트



베이징에서 사는 중국인 변호사 차이시아헝(가명ㆍ38)씨는 최근 경매를 통해 ‘은하(銀河ㆍMilky way)’라고 이름 붙여진 유화 작품을 30만위안(5,400만원)에 매입했다. 평소 추상적 작품에 관심이 많기도 했지만 미술 거래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있어 나중에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매시장 규모 年70% 가까운 성장세… 7년새 24배로
300여개 작업실등 밀집한 '따샨즈' 관광명소 자리매김
대형 화랑·패션샵·카페등 우후죽순… 지나친 상업화 논란도
티베트 출신의 왕훙라춰씨는 지난 5월 베이징 차오양구의 예술마을인 ‘따샨즈(大山子) 798 예술구’에 친구와 함께 현대미술 작품을 취급하는 화랑을 차렸다. 왕훙라춰씨는 화가도 아니고 갤러리를 운영해 본 적도 없다. 그녀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며 “부자들이 물질적 욕구를 넘어 정신적 만족을 위해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 거래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속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신흥 부자와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중국에도 그림 등 예술 작품 거래 시장이 부쩍 커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만리장성, 자금성 못지않게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베이징의 예술마을인 따샨즈가 자리하고 있다. 본래 이곳은 1950년대 소련의 원조를 받아 건설된 군수공장 지대였다. 산업 구조조정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으나 2002년부터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예술구로 재탄생했다. 지금 798 예술구에는 300여 개의 예술 작업실, 화랑 등이 들어서 있다. 전시회와 공연, 퍼포먼스가 줄지어 펼쳐진다. 중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려거든 798 예술구를 찾아가란 말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때만 50만명이 방문할 만큼 관광명소로도 자리 잡았다. ◇갑부 늘어나며 미술시장 활기=중국 미술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단연 따샨즈를 앞세운 베이징이다. 따샨즈는 지난 15일부터 9월 초순까지 ‘제 1회 따샨즈 비엔날레’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일반인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여념이 없다. 베이징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따샨즈에는 중국 서예부터 유화, 수묵화, 도자기, 실크 프린팅 등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들이 용광로처럼 모여들고 있다. 베이징 시민은 물론 외국인도 수백개의 갤러리, 퍼포먼스를 매일 무료로 볼 수 있어 예술가와 일반인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있다. 중국 윈난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하며 갤러리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이신후이씨는 “물질적인 것에 만족 못하고 정신적 풍요로움을 느끼려는 계층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부동산업자, 변호사, 설계사, 인테리어 등 고소득 직업군을 중심으로 30~40대 연령층이 주요 고객군이다”고 말했다. 실제 예술정보 사이트인 야창이슈왕(雅昌艺术网)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억위안에 머물던 중국 예술품 경매 시장 규모는 이후부터 많게는 연간 70% 가까운 성장을 지속하며 2007년에는 236억위안까지 치솟았다. 7년새 24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수천위안부터 수백만위안까지 다양=물론 예술 거래 시장이 급성장한데는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각종 부동산 개발 붐 등에 힘입어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신흥 부자층이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 돈으로 치면 수억원짜리 유화 작품들을 선뜻 사들이고 있다. 따샨즈의 한 현대 유화 화랑에서는 나이든 여자가 속옷만 입고 욕조에서 넥타이를 맨 젊은 남자의 머리를 감겨주는 기괴한(?) 유화 작품이 6만8,000위안(1,230만원)에 팔렸다. 언뜻 일반인이 보기에 지나치게 심미주의적이고 작가주의적 작품들이 수천만원의 고가에 팔려나가고 있다. 중국인들은 정치적으로는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지만 예술 세계에서는 어떤 금기도 깨뜨리며 다양한 욕구를 분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비싼 그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화랑에서도 수십만원짜리 현대 유화 그림 옆에 천위안 안팎의 그림도 걸려있다. 담배도 2위안짜리부터 수만위안짜리까지 있는 것처럼 천차만별의 작품과 가격을 만들어내며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는 중국 특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나친 상업화 논란 불거져=따샨즈의 명성이 알려지고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상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3~4년전만 해도 넓은 군수 공장터와 값싼 임대료, 일반인과 손쉽게 만날 수 있는 편리한 교통 등은 가난한 예술가들에겐 최적의 작업 공간이었다. 하지만 대형 화랑, ?션샵, 카페 등 상업 자본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폭등했고 가난한 예술가들은 새 작업장을 찾아 변두리로 밀려나고 있다. 20평 남짓한 공간을 빌리는데 월 임대료가 몇 년전만 해도 3,000위안(54만원) 정도면 됐지만 지금은 2만위안(36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신후이씨는 “따샨즈가 예술거리로 유명해지면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등 작가 정신이 엷어지고 상업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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