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뮤지컬이 장르를 넘나드는 이른바 '뮤비컬'은 이미 미국에선 1950년대부터 성황을 이뤘다. 최근 링컨센터에서 공연중인 '남태평양'도 그 중 하나. 2차대전 때 남태평양의 섬에서 벌어지는 로맨틱 사랑 이야기를 아름다운 노래로 구성했다. 1949년 초연됐던 이 뮤지컬은 1958년 영화(사진)로도 탄생했다. 감독은 뮤지컬을 연출한 조슈아 로건이, 남녀 주인공은 이탈리아 배우 로사노 브라지와 미치 게이너가 각각 맡았다. 대형 화면에 펼쳐지는 남태평양의 수려한 풍경 아래에서 달콤한 러브 스토리가 흥겹고 감미로운 노래와 함께 펼쳐진다. 특히 주인공인 프랑스인 농장주 에밀이 사랑하는 미여군 간호장교 넬리에게 부르는 '섬 인챈티드 이브닝'이 로맨틱하다 . 뮤지컬은 사랑 외에도 전쟁을 통한 영웅심과 고독과 인종차별 등을 다루면서 웃음과 눈물을 노래와 춤에 섞어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리아트의 어머니로 가게를 하는 블러디 메리(와니타 홀)와 만물박사 해군 빌리스(레이 월스턴) 등 주인공 못지않은 조연들의 연기도 탁월했다. 블러디 메리가 부르는 '발리 하이'와 '해피 토크' 그리고 빌리스가 동료들과 같이 부르는 '데어즈 노신 라이크 어 데임'이 유명하다. 초연 후 첫 앵콜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이번 '남태평양'은 지난해 6월 토니상을 7개 부문을 휩쓸면서 1950년대 추억을 되살렸다. 3시간에 이르는 공연시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나간 공연은 마치 영화를 무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생동감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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