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관련주들이 급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홍역을 치렀다. 웅진그룹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웅진홀딩스에 여신을 제공한 금융주와 유동성 위기에 시달려온 STX그룹주, 건설주까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웅진그룹 쇼크가 금융주는 물론 건설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당분간 웅진그룹 관련주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웅진그룹 상장사인 웅진코웨이와 웅진케미칼,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는 증시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했다. 웅진코웨이가 14.94%까지 떨어진 3만6,15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을 비롯해 모든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26일부터 이틀 동안 웅진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만 7,770억원이 증발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와 계열사가 한꺼번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웅진그룹이 해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관련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웅진그룹의 전체 부채가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다 웅진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자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냈다"고 분석했다.
웅진홀딩스에 대규모 대출이 물려 있는 은행과 증권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웅진홀딩스의 주 채권은행인 우리금융은 2.67%(300원) 하락한 1만9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우리금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여신을 제공한 하나금융지주도 0.73% 하락했다.
증권사 중 여신규모가 가장 큰 우리투자증권도 4.47%(550원)떨어진 1만1,7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한국투자증권의 지주회사인 한국금융지주도 0.50% 떨어졌다.
웅진쇼크로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려온 STX그룹주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STX가 4.32%(370원) 하락한 8,200원에 장을 마친 것을 비롯해 STX팬오션(-9.90%), STX엔진(-5.59%), STX조선해양(-3.89%)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최근 STX중공업과 합병을 선언한 STX메탈만 8%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STX그룹은 STX메탈과 STX중공업을 합병하고 STX에너지 지분매각을 추진하면서 재무구조개선에 나선 바 있지만 웅진 사태를 계기로 유동성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투자자들이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려온 그룹주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며 "STX그룹이 최근 일련의 작업을 통해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나섰지만 웅진그룹 사태로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져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건설주들도 웅진 쇼크를 피해가지 못했다.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추측만 난무했던 중견 건설업체들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동양건설(-13.11%)과 남광토건(-7.00%)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비롯해 동부건설(-3.24%), 경남기업(-2.26%), 진흥기업(-1.71%)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웅진 쇼크가 당분간 관련주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준섭 연구원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홀딩스는 주수익원인 배당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회사에 긴축경영을 지시하고 일부 자회사에 대해서는 매각까지 시도할 것"이라며 "이 경우 웅진그룹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확산돼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금융권은 웅진그룹 부도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야 해 실적악화가 우려된다"며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중견 건설사에 대한 재무 우려도 커져 당분간 건설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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