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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농민 눈물 닦아주는 사회적 기업 더 나와야

37년 만의 대풍(大豊)으로 김장용 채소 등의 가격이 급락하자 기업들이 구매량을 늘리거나 신규 가공식품 판매 등으로 소비촉진에 나서고 있다. 배추ㆍ무ㆍ양파 등의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0~50%가량 떨어지자 밭을 갈아엎거나 방치하는 농민들이 적잖은 마당에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식이다. 농민들과 계약재배한 산지 수집상들조차 계약금을 포기한 채 구매하지 않기로 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마당 아닌가.

기업들의 농민 돕기 행보는 정부와 농협의 수급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유통구조가 낙후된 빈 틈을 메워준다. 삼성ㆍ현대그룹은 올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배추 등 김장채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매년 해오던 김장나눔 행사 규모를 늘렸다. 이마트ㆍ롯데마트도 직거래 방식의 산지직송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CJ그룹은 국산 농산물 구매를 지난해 7,700억원에서 오는 2015년 1조7,1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농민들은 도매시장에 내놓는 것보다 나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이를 구매할 수 있다. 기업들도 지역사회ㆍ농민과의 유대를 돈독히 하거나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으니 3자 모두에 윈윈이다. 연말연시를 맞아 올해도 많은 대ㆍ중소기업이 지역사회에서 구매한 배추 등으로 김장을 담가 취약계층에게 나눠줄 것이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사회적 책임에 인색하지 않은 기업들에 박수를 보낸다.



자본의 생리상 기업의 농민 지원은 액수와 관계 없이 예상 외의 비용을 발생시켜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업 부문의 여유를 취약계층에 지원하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판로확대라는 이익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보다 많은 기업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들의 소비촉진책은 당장 농가의 어려움을 더는 데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와 농협의 수급조절 기능 강화와 정기ㆍ상설 직거래장터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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