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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5월3일] NPR 주식 매집 사건


1901년 5월3일, 뉴욕증시에 초대형 재료가 터졌다. 노던 퍼시픽 철도(NPRㆍNorthern Pacific Railway) 주식을 은밀하게 사들여온 철도왕 해리먼이 공개적으로 주식 4만주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주가는 치솟았다. 4월 한달간 70달러에서 100달러선까지 오른 주가는 닷새 후인 8일 160달러까지 상승했다. 관심을 증폭시킨 것은 해리슨의 상대가 ‘금융황제 피어폰트 모건’이라는 점. 해리슨이 한달 이상 7,800만달러를 투입해 주식을 사모았다는 보고를 받은 모건의 적극적인 대응 방침이 알려진 9일 주가는 1,000달러선까지 뚫었다. 싸움의 단초는 영역 다툼. 모건 계열의 철도회사가 해리슨의 영역을 침범하자 역공에 나선 게 M&A 전쟁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무승부다. 누구도 지분 과반수를 못 얻었다. 주가도 폭락하고 시장은 더 큰 피해를 당했다. 투자자들이 NPR 주식을 사기 위해 다른 종목을 팔아치운 탓이다. 천재적 투기꾼 제시 리버모어만 1만달러를 투자해 5만달러를 챙겼을 뿐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고가에 주식을 잡았던 기관. 증권사의 절반이 파산 지경에 이르자 양측은 5월 중순 싸움을 덮었다. 최종 결과는 합병. 1902년 6월 양측은 지주회사를 공동 설립해 모든 철도회사를 손아귀에 넣었다. 공개적이고 적대적인 대형 M&A의 최초 사례로 꼽히는 NPR 주식 쟁탈전은 반(反)모건 연합전선을 형성했던 유대계 자본의 전면 등장이라는 결과도 낳았다. 석유재벌 록펠러는 해리슨 진영에 가담함으로써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간 제휴라는 사례를 남겼다. NPR 주식매집 사건 이후만 따져도 106년 간 M&A 실력을 다진 미국인들은 전세계의 우량 기업을 넘본다. 외국계 자본이 담합하면 경영권을 지켜낼 한국의 기업은 거의 없다. 오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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