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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능동적 행마가 필요해

제2보(17~22)


얌전하게 살아둔 흑17. 이 수가 최철한이 범한 최초의 완착이었다.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흑17인데…. "손을 빼는 수는 없지요. 하지만 능동적인 행마를 연구해야 할 장면이었어요." 87트리오 윤준상의 지적이었다. 그가 제시한 수는 참고도1의 흑1이었다. 이것이면 백은 2로 다가오는 바둑이 되는데 그때 흑3 이하 7로 풀어가는 것이 그야말로 능동적인 행마였던 것이다. 실전은 백이 18로 다가가고 흑은 19로 근거를 마련하는 진행이 되었는데 상변의 흑은 아직 근거가 박약하여 계속 백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신세라는 점이 관전 포인트. 이세돌은 상변의 흑을 덮치기 위해 백20, 22로 힘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싸움의 주도권을 백이 움켜쥔 느낌이야. 아예 흑은 19로 벌리지 말고 손을 빼는 착상을 하는 편이 차라리 나았을 것 같아."(홍성지) 홍성지가 제시한 그림은 참고도2의 흑1, 3이었다. 이것이 실전보다는 나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코스 역시 흑의 고전인 것은 마찬가지 같아. 실전보다는 조금 나았는지 모르지만…."(이영구) 전투의 결과를 미리 밝히자면 상변의 흑 2점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백의 수중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되고 나서도 최후의 일각까지 흑에게도 찬스가 남아 있었으니 참으로 기묘한 바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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