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8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고 인구 구성도 단일민족에서 다인종ㆍ다민족 국가로 빠르게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또 현재 대학 전공별 배출인력과 노동시장의 구조 간에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 노동시장은 공급 초과로 고용 공백 사태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통계개발원의 ‘2009 한국사회 동향’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출산력의 급격한 저하로 10년 내 인구와 노동력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인구증가율은 2005∼2010년 0.3%로 추정했으며 201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분석했다. 50년 뒤인 2050년 우리나라 인구는 2009년 대비 13.1% 감소한 4,234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결혼 이민자의 급증으로 우리 사회는 인구학적으로 다인종ㆍ다민족 국가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혼인통계에 따르면 2008년 전체 결혼 중 외국인과의 결혼의 비율은 11%로 1990년 1.2%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개발원은 “다문화 가족은 아직 소수이며 다문화 가구원들은 피부색 혹은 외모가 다르다거나 개발도상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현재 인구학적 다양성이 문화적 다양성으로 이어지지 못해 사회적 관용성을 높이지 못한 상태라”라고 밝혔다. 개발원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의 문턱을 넘었으나 진정으로 다문화적인 사회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개발원은 앞으로 인구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경고했다.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는 경제적 활동성을 떨어뜨리고 건강보험이나 국민연금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1명의 노인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5명의 노동인구가 필요하지만 2050년께는 노동인구 1명이 1명의 노인을 책임져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또 고령화로 전체 의료비 지출이 2050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10%를 넘고 2043년부터는 국민연금 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체계의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해 연금수급자와 신규 가입자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통계개발원은 노인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한 노인 노동시장 확대, 은퇴시기 연장과 이에 따른 임금피크제 등 기업 조직 구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혼과 관련해 과거에는 자녀가 있는 부부는 이혼을 망설이고 이혼 뒤에도 자녀 양육권을 서로 차지하기 위한 갈등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이혼한 뒤 자녀를 버려두는 현상이 늘고 있고 앞으로도 고령화와 맞물려 조손가정 등이 증가할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 사회시스템 가운데 교육과 노동시장에 고질적인 결함이 있다는 점도 통계개발원은 강조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거의 매일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서구사회에서는 주로 학업성취 수준이 낮은 학생이 사교육을 받지만 우리나라는 학업성취가 높을수록 사교육을 더 많이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대학 전공별 배출인력의 분포가 노동시장의 구조와 맞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전공별로는 의약ㆍ교육계열의 취업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은 반면 인문ㆍ자연계열은 취업 성과가 가장 미진해 노동시장 구조와의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청년층 노동시장은 지속적인 고학력화와 누적된 공급초과 때문에 학교졸업 이후 첫 취업까지 평균 1년이 소요되며 고용의 안정성과 질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노는 비율도 높았다. 지난해 현재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10%가 취업시험 준비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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