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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경기 들여다보니] "설보다 춘제"… 몰려오는 유커 구애 나선 백화점·면세점

VIP고객 집으로 DM 보내고 사은쿠폰 미리 제공

1.5캐럿 다이아몬드 왕관까지 내걸고 판촉 안간힘

계열사도 유치전 동원·고객 응대요령 특강 열기도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에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입하고 있다. 유통 업계는 춘제 연휴(18~24일)를 앞두고 이번주 말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중국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 중국인 쇼핑객이 스마트폰을 꺼내 매장 직원에게 제품 사진을 보여주자 잠시 후 직원이 진열대 아래에서 제품을 찾아 고객에게 건네줬다. 물건을 받아든 쇼핑객은 계산대로 향했지만 이미 계산을 기다리는 쇼핑객이 20명을 넘었다. 결국 매장 밖 통로까지 이어진 줄 뒤에 섰다. 또 다른 화장품 브랜드인 '입생로랑' 매장. 테스트용 립스틱을 발라보는 젊은 여성들로 매장 안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중국인 관광객 장모씨는 "누나 선물로 줄 전지현 립스틱"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1층에 자리 잡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매장. 직원이 8명이나 되지만 모두 고객을 응대하느라 쉴 틈이 없다. 설을 앞둔 만큼 선물세트를 사려는 고객들인가 싶었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귀에 들리는 말은 면세점과 마찬가지로 한국어가 아닌 중국어다. 매장 직원 박지을씨는 "평일에도 고객이 없는 때가 거의 없다"며 "조금 전 어떤 중국인 고객은 한번에 500만원어치를 사갖고 갔다"고 말했다. 중국 광둥에서 온 쉬모씨는 "중국 현지보다 약간 싼 편이지만 대량으로 구입하면 많이 저렴하다"며 설화수 대표 상품인 윤조에센스 7병을 한꺼번에 쇼핑백에 담았다.

백화점·면세점 등 유통 업계가 한국의 설과 중국의 춘제를 동시에 맞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당초 계획은 설 명절 대목을 맞아 일단 선물세트 판촉에 집중한 후 설·춘제 당일인 18일에 임박하면 중국인으로 마케팅 무게중심을 옮길 계획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더 빨리 입국해 쇼핑에 나서면서 서둘러 중국인 고객을 맞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춘제 연휴에 지난해보다 30% 많은 12만6,00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춘제는 우리나라 설날에 해당하는 중국의 가장 큰 명절로 이번 연휴는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다.

롯데백화점 각 층마다 임시로 세운 중국인 대상 인기 브랜드 매장 안내판이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 명동 관광안내소 측도 "보통 오후4시 이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별로 없다"며 "그런데 점심시간임에도 벌써 단체 관광객이 계속 들어오는 것을 보면 이미 춘제 특수가 시작된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역신장을 한 데 이어 신년 세일도 부진했고 설 대목도 기대치를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중국인 매출로 분위기를 반전시켜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일찌감치 VIP 중국인 고객의 현지 집으로 춘제 행사 DM을 국제우편으로 발송하거나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와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 등을 통해 사은품 쿠폰 등을 제공했다. 이날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을 둘러보는 동안 중국인 쇼핑객들이 매장 직원에게 할인쿠폰이나 스마트폰 화면을 내미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중국 현지뿐만 아니라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 쇼핑객을 '모시기 위한' 판촉전도 뜨겁다. 롯데백화점은 16일부터 선착순으로 중국인 구매 고객만을 대상으로 57ℓ짜리 대형 트롤리 쇼핑백 2,500개를 나눠준다. 한번 방문시 다량 구매하는 중국인의 쇼핑 성향에서 착안한 아이디어 사은품이다. 또한 본점·잠실점·부산본점 고객 중 최고 구매 금액 중국인 1명을 선정해 2,000만원 상당의 1.5캐럿 다이아몬드 왕관을 선물로 준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올해 춘제 연휴에 본점 등 주요 점포를 방문하는 중국인 고객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연휴의 정점인 20~22일에는 10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일 서울 회현동 본점 앞에서 판다와 중국 무술을 주제로 한 공연을 선보이며 춘제 환영행사에 돌입한 신세계백화점은 20~21일 중국인만 관람할 수 있는 넌버벌 뮤지컬 '점프' 공연을 본점 문화홀에서 진행한다. 판다 코스튬 플레이어들을 명동으로 보내 중국인을 대상으로 스크래치 복권을 넣은 홍바오(빨간 복주머니)도 나눠줄 예정이다.

홍정표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단순 경품은 물론 중국인 성향을 고려한 문화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인은 이제 어엿한 핵심 고객"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계열사들도 중국인 고객 유치에 나섰다.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최진영 차이나CS아카데미 원장을 초청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중국인 고객 응대법을 주제로 한 특강을 열었다. 신세계사이먼도 중국인 쇼핑객이 백화점을 거쳐 프리미엄아웃렛으로도 진격할 것으로 보고 이들을 위한 할인쿠폰과 기념품을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상권의 특성상 개별 여행을 온 고소득층 중국인을 겨냥한 마케팅을 벌인다. 우선 500만원 이상을 구매한 후 택스리펀드 이용 고객 중 점별 선착순 10명에게 5g짜리 순금 양 골드바를 선물로 주고 춘제 대표 음식인 지아오즈 교환권을 증정한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올해는 개별 여행을 오는 중국인 규모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강남권 병원·호텔과 연계한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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