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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지주회사설립] 지주회사체제 아직 미성숙

[심층진단/지주회사설립] 지주회사체제 아직 미성숙자금력·지배구조등 미성숙, 간접경영등 대비책 보완필요 지주회사 문제가 재계와 금융계에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재계는 LG그룹의 지주회사 체제전환 발표로 충격에 휩싸여있고 금융계는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구조조정의 핵심사안으로 부각되면서 은행 파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다행히 정부와 노조간 타협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국회에 계류중인 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돼 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기사재계 준비현황 외국의 지주회사 재계도 LG그룹이 신호탄을 올렸으나 자금부담 등 넘어야할 산이 많고 현재와 같은 지배구조나 기업경영 풍토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전에는 진정한 의미의 지주회사가 기능하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황= 지주회사는 외환위기 이후 한계기업과 금융기관을 상대로 대수술을 해온 정부가 구조조정 마지막단계인 기업 지배구조의 틀을 고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로 도입됐다. 재계는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제 도입 허용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이고 금융업은 공정위 규정을 포괄적으로 적용하되 금융부문의 특수한 성격을 고려해 금융업종에만 적용되는 법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법을 추진했다. 우선 재계의 지주회사 논쟁은 외환위기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업의 경영투명성이 도마에 오르고 정부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자 재계는 『재벌체제를 비판만 하지 말고 이를 합법화할 수 있도록 순수지주회사제도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소원하던 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되자 재계는 『정부의 지주회사제도는 현실성이 없다』고 반발했다. 정부가 허용하는 지주회사의 규정이 너무 까다롭고 실제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할 경우 들어가는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주회사 설립조건으로 지주회사가 자기자본만큼만 차입할 수 있도록 부채비율을 100%로 제한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자회사와 자회사 사이의 상호출자를 금지했다. 또 자회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50%이상으로 규정하고(상장사는 30%), 30대그룹은 계열사간 상호채무 보증을 완전히 해소해야 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계열사간 상호출자나 순환출자를 통해 3~4%의 지분만으로도 대군단을 이끌고 있던 오너입장에서는 재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떼고 지주회사의 대주주로서 대접받는 대신 막대한 자금을 들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된 셈이다. ◇LG 지주회사 선언=지주회사의 물꼬를 튼 기업은 LG그룹이다. 지난 4일 LG그룹은 『오는 2003년까지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을 재편한다』고 선언해 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4월 지주회사제 도입이후 인터넷 관련 소규모업체들이나 재벌 방계회사들의 지주회사 전환 사례는 있었느나 대기업이 지주회사 설립을 공표한 것은 LG가 처음이었다. 지주회사제가 현실화될 경우 재벌들의 선단식 경영과 황제 경영이 종지부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계 지주회사 논쟁=2차금융 구조조정차원에서 금융회사의 대형화를 추진하는 방안으로 금융지주회사법 제정을 검토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정부는 금융회사 대형화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국내 금융기관도 대형화 및 다각화가 필요하고 이를 추진하는 수단으로 금융지주회사제를 활용하자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원활한 은행 합병이었다. 즉 공적자금 투입 은행들을 합병시키는 과정에서 지난 98년과 같은 퇴출 및 합병방식을 피하려고 금융지주회사제를 선택한 것이다. 정부와 노조가 부실은행을 금융지주회사로 통합한다는 원칙에 합의함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는 이르면 10월께 설립될 전망이다. ◇해결과제=LG의 지주회사 체제전환에 대해 다른 그룹들은 궁극적으로 가야할 방향은 맞지만 현재 여건에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현행 규정상으로는 오너의 막대한 자금출혈이 불가피한 만큼 쉽사리 동참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도 지주회사를 만드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다. 자회사에 대한 지주회사 지분율 등의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삼성의 경우 오너가족이 부담해야 하는 자금은 생명 등 8개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더라도 7월초 기준으로 무려 6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는 1조8,000억원선, SK텔레콤의 높은 주가부담이 있는 SK그룹은 3조원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4대그룹중 가장 부담이 적다고 하는 LG의 경우도 1조1,000억원대에 달한다. 또 지주회사를 설립한다고 하더라도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이뤄지는 게 아닐 뿐더러 오히려 경제력 집중, 부당내부거래 등의 폐해가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지주회사체제로 가는 길목에 걸림돌이다. 현행 지주회사 규정으로는 지주회사를 통한 인사권 행사 등 오너의 간접적인 경영개입이 가능하며 자회사의 이사회 의장은 물론 대표이사 를 겸임하는 것도 가능한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우택(李愚澤) 한양대 교수는 이에 대해 『지주회사 활성화 방안 못지 않게 지주회사로 인한 폐해를 막는 정책제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회사는 입법화되더라도 구조조정의 핵심인 공적자금 투입은행이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출범하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노·정간 이견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주회사를 둘러싼 재계와 금융계의 진통은 이렇듯 막대한 비용이나 관련 당사자들의 반발이라는 터널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여 「지주회사 열풍」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 입력시간 2000/07/16 17:4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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