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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컴퓨터업계] `연봉제 때문에..' 억울한 감봉 당할판
입력1998-11-29 00:00:00
수정
1998.11.29 00:00:00
연말 결산을 앞둔 IBM·HP 등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계에 「마이너스 실적」을 올린 영업사원이 늘고 있다.상식적으로는 아무리 실적이 없어도 「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마이너스」 매출은 어떻게 가능할까. 답은 대부분의 외국계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인센티브와 연봉제에 있다.
외국업체에서는 사원들이 매년 회사측과 협상을 벌여 그 해의 연봉을 결정한다. 회사측은 그해 연봉의 70~80%를 매달 나눠 지급하는 것이 관행. 나머지 20~30%는 연봉협상에서 제시했던 실적을 달성했을 때만 지급한다. 여기다 예상실적을 넘어섰을 때는 상당한 규모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호황기에는 영업사원들이 연봉제의 혜택으로 모두 두둑한 성과급을 챙겼다. 연초 계약한 연봉보다 성과급이 많아 「배보다 배꼽이 큰」 사원이 종종 생겨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그러나 IMF 이후 사정이 확 달라졌다. 계약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전년에 미리 계상했던 실적을 올리지 못해 마이너스 실적을 거둔 영업사원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대형 컴퓨터의 경우 계약 한 건의 금액이 커서 IMF바람을 탄 구매사업이 유보되거나 취소되는 경우가 더 많이 발생했다. 당연히 올해 한 건의 판매 실적도 올리지 못한 영업사원이 속출했다.
HP, IBM 등 대부분의 외국계 중대형 업체에 이같은 영업사원이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 영업사원은 『사내에 마이너스 매출 사원이 20명을 넘는다는 소문도 있다』면서 『모두 쉬쉬하고 있어 같은 회사에 근무하면서도 정확한 규모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마이너스 매출사원의 경우 내년 연봉협상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선 올해보다 20~30% 낮은 수준에서 연봉협상을 벌여야 한다. 회사측이 선처(?)해줄 경우 큰 폭의 삭감을 면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같은 상황은 단지 연봉제와 인센티브 때문만은 아니다. 외국계 업체의 경우 본사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회사차원에서 다음해의 예상실적을 미리 매출로 잡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도 일부 책임이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연봉제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경기 후퇴기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외국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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