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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정치테마주와 대통령


하루 남았다. 한 사람은 웃고 한 사람은 운다. 승자와 패자가 갈려야 하는 대통령 선거. 이번 선거는 안철수 현상이라는 새로운 정치게임이 펼쳐진 끝에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 두 명으로 압축돼 국민의 심판대에 섰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워낙 박빙인 탓에 소수 부동층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일단 투표장에 나가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선거란 게 내 입맛에 딱 맞는 사람을 뽑는다기보다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듯 일단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게 변화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측면에서 이번 선거를 돌이켜보면 아쉽기만 하다. 우선 증시가 침체된 탓인지 후보자들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이렇다 할 공약이나 ‘서비스 멘트’조차 없었다. 여느 대선 시즌이면 후보들이 여의도의 한국거래소에 나타나 주가지수와 자본시장의 중요성에 대한 일갈(一喝)하곤 했으나 올해는 이마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대선테마주들의 활개는 더욱 말문을 막히게 했다. 과거 대선에도 늘 정치테마주들은 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후보들의 공약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단지 회사의 경영진이 특정 후보와 아는 사이라거나 잠시 머물던 회사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유력 대선후보들과 옷깃만 스친 인연을 가진 회사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주가가 급등하곤 했다. 우리 사회가 연줄과 인맥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이는 하루 뒤면 결정될 ‘그 분’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대권을 쥐기까지 동원된 수 많은 인맥들이 이제는 챙겨야 할 ‘부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라는 자산이 자신을 옭아매는 사슬로 변질되는 셈이다. 오죽했으면 안철수 전 후보가 “조직이 없다는 것은 곧 빚도 없다는 것”이라고 얘기했겠는가.

대선 후보들은 통합과 정의, 공정과 탕평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막상 정권출범 초기에 늘 그래왔듯 챙겨주기 인사, 낙하산 인사, 측근 인사 등이 판칠 우려도 크다.

18대 대통령은 이 같은 검은 유혹을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인맥과 지연에 휘둘려 급등락하는 증시의 검은 독버섯, 정치테마주와 무엇이 다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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