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ℓ당 3,500원 수준인 미세조류(藻類) 바이오디젤 생산단가를 상용화 시점까지 2,500원 수준으로 낮춰 경제성을 갖추는게 목표입니다.” 지난 21일 한국해양연구원이 롯데건설ㆍ애경유화ㆍ호남석유화학과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강도형(41ㆍ사진) 해양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마텍사(社) 등에 비해 기술수준은 100%, 설비공정 분야는 85%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선임연구원은 “클로렐라ㆍ스피룰리나 등 미세조류를 배양하는 40t(20t 2기) 규모의 수조에서 현재 연간 600ℓ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데, 업계와 공동으로 규모를 키운 검증시설을 만들어 하루 빨리 생산량을 1,200ℓ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과 참여 기업들은 미세조류 배양, 바이오연료ㆍ기능성물질 생산공정 등을 함께 연구하고 실증실험을 거쳐 10㏊(10만㎡) 규모의 배양ㆍ추출ㆍ정제시설을 갖춘 대규모 바이오디젤 생산단지를 조성, 오는 2013년께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바이오 연료 외에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항암제 원료로 쓰이는 클로로필Aㆍ피코시아닌ㆍ아스타잔틴 등 천연색소(순도 100% ㎏당 1억달러)도 생산, 3,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실험실에서 온도ㆍ산소ㆍ빛 등을 조절하며 많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빨리 자라는 종을 찾아내 250㎖→5ℓ→300ℓ 등 단계적으로 키운 뒤 바닷물이 담긴 수조에는 초록색 조류를, 바닷물과 민물이 반씩 섞은 수조에는 갈색 조류를 넣고 본격 배양한다. 3~8시간이면 2배로 증가하므로 71일만에 이미 6번을 수확해 기름을 짰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미세조류는 바다ㆍ강 등에 사는 단세포 생물로 광합성을 통해 세포 안에 지방을 축적하므로 고밀도로 배양해 압착기에 넣고 짜낸 뒤 기름성분을 분리해내면 바이오디젤 등을 얻을 수 있다. 미세조류의 연간 단위면적당 기름 생산성은 대두(콩), 자트로파, 카놀라 등의 8배가 넘는다. 해양연구원은 지난 3월 연구원 안에 40t급 미세조류 바이오연료 실증실험장을 짓고 바다와 강에 사는 10여종의 미세조류를 배양하고 있다. 강 선임연구원은 “바이오연료 생산 효율을 높이려면 바다에서 좋은 종을 잡아내야 한다. 지금까지 300종을 조사해 1차로 33종, 2차로 10종을 골라냈고 20013년까지 1,000종을 검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양연의 분석으로는 4,000㎡의 면적에서 연간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가 미세조류는 7,200ℓ인데 비해 사탕수수는 1,710ℓ, 옥수수는 950ℓ, 콩은 190ℓ에 불과하다. 또 100t의 미세조류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면 180여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고, 오폐수ㆍ담수ㆍ해수 등 대부분의 수자원을 이용해 바이오 연료 등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세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 모델은 이미 미국ㆍ유럽 등에서 치열한 연구개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올해부터 관련 투자 규모가 1조원대에 진입했다. 한편 MOU 체결 당사자인 롯데건설은 미세조류 대량 생산을 위한 최적화 시스템 설계와 시공기술을, 애경유화는 이미 상용화한 신재생에너지나 바이오디젤 생산기술을 접목하는 동시에 미세조류의 화학성분을 응용한 바이오 화학제품 연구를 맡는다. 호남석유화학은 미세조류 수확, 유용물질 추출, 바이오디젤 전환 등 정유 분야에서 해양연과 협력한다. 연구원은 바이오 연료와 관련한 20여개 특허를 출원ㆍ등록했으며, 참여 기업에 실시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목표 달성이 녹록치만은 않다. 생산단가를 2,500원으로 낮춰도 현재 바이오디젤의 시장가격(ℓ당 2,000원 수준)보다 500원 가량 비싸다. 이에 대해 강 연구원은 “디젤 등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나 친환경 바이오연료에 대한 지원정책으로 해결돼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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