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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충무로, 대기업 구조조정에 `찬바람'

삼성·대우·현대등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여파가 영화계에도 찬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이 현재 운영중인 극장을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가 하면 새로운 한국영화 제작은 엄두도 못내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가장 활발한 영화관련 사업을 벌여왔던 삼성영상사업단은 해체설이 떠도는 가운데 당분간 예정된 사업만 진행한다는 계획. 이미 지난 연말 50% 정도 인원감축이 이뤄졌던 영상사업단 중 케이블TV 교양·다큐멘터리 채널인 Q채널이 이미 중앙일보 자회사로 들어가는 별도법인화를 준비하고 있다. 영화팀과 음반팀, 그리고 케이블TV 유료영화채널 캐치원의 앞길은 이번주중 삼성그룹 임원단 인사가 있고난 뒤 구체화할 전망이다. 삼성 영화팀이 올해 개봉할 영화는 10편 안팎. 이는 지분을 투자한 미국의 영화제작사 뉴리전시의 작품 5편을 포함한 수치다. 한국영화는 23억원을 지원한 「쉬리」(강제구 필름)와 20억원을 투자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지맥필름)이 제작을 마치고 각각 2, 3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3월쯤 새 작품 제작에 들어가 이르면 9, 10월에는 2편을 개봉할 예정이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 그러나 삼성은 지난해 투자했던 「약속」」(신씨네), 「처녀들의 저녁식사」(우노필름), 「태양은 없다」(우노필름)등이 모두 큰 성공을 거두어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대우는 최근 강남구 논현동의 씨네하우스와 부산 부영극장을 내놓은 상태. 그동안 임대해 운영해왔던 스카라극장도 포기했다. 또한 (주)대우에 속해있던 영상음반사업부를 해체했다. 영화와 비디오 사업부문을 비디오 배급사인 세음미디어와 통합시켰고, 케이블TV DCN과 극장사업팀은 (주)대우에 남게됐다. 이에따라 박상헌 이사를 포함한 16명 안팎의 인원이 세음미디어로 옮겨가며 자본금은 100억~130억원 정도가 출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측은 『영화사업이 독립채산제로 전환됨으로써 투자가 감축될 가능성은 높지만 좋은 작품이 있다면 올해 5, 6편정도 제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까지 미국의 뉴라인과 계약이 남아 있는 대우는 올해 외화 15편, 한국영화 「산전수전」(태원) 딱 한편만 개봉한다. 「어게인」은 판권문제로 답보상태다. 영화제작보다 극장사업에 큰 기대를 걸었던 현대는 지난 97년 12월 개장한 서울 압구정동 씨네플러스 3개관이 들어있는 빌딩을 매각했다. 다만 극장만 자체운영하는 상태. 오는 9월 개관예정인 서울 목동의 현대 유통센터에 들어설 12개관 운영은 중단됐다. 한국영화 제작은 현재 시나리오를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외화는 지난해 수입한 3편을 상반기에 내보낸다. 「아름다운 시절」의 제작을 지원했던 SKC 역시 이미 수입해놓은 외화만 푸는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 자본이 1~ 2년 이내에 충무로에서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자 영화계에서는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느냐에 따라 한국영화의 판도가 크게 뒤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일신창투, 미래창투, 한국기술금융등 창투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일신창투의 경우 오히려 인원이 2배로 늘어나는등 영화에 대한 투자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삼성과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던 우노필름도 올해에는 잠수함 영화 「유령」등 일련의 영화를 일신의 지원을 받아 제작할 예정이다. 강우석 감독의 시네마서비스가 최근 직배사인 20세기폭스와 제휴한 것도 비슷한 맥락. 대기업이 빠져나간 공백을 직배사들이 완전 점령한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배급에서 우리 자본의 지분을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박연우·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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