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종목은 5개, 코스닥시장 3개 등 총 8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새로 바뀐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종목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없었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첫날인 15일에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상한가까지 오른 종목은 7개에 달했지만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결국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이후 이틀 연속으로 하한가 종목은 나오지 않은 셈이다.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이틀째에도 여전히 하한가 종목이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먼저 투자자들의 심리적 성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해석한다. 김용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행동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상승 한계가격에 도달한 종목의 경우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토대로 매수행렬에 가담할 가능성이 높지만 하한가 근처에 도달한 종목에 대해서는 바닥 통과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내일은 오르겠지'라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더해지면서 신규 매수수요를 유발하고 추가 매도수요를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결국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더라도 호재에서 비롯된 주가 탄력성이 악재의 주가 탄력성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에 도달한 종목의 빈도수를 살펴본 결과 대형주와 중형주, 소형주 모두 상한가 도달 비율이 하한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코스피 중형주의 경우 연중 단 1개 종목이라도 상한가를 기록한 날이 49거래일로 전체 거래일의 20%를 차지한 반면 하한가는 12.2%에 그쳤다. 코스피 소형주의 상한가 도달 비율은 92.7%로 하한가(47.8%)를 크게 앞질렀다.
아울러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초기 투자자들의 극심한 눈치 보기 속에 최근 주가가 조정을 많이 받은 데다 개별 종목에 충격을 줄 만한 뚜렷한 악재가 없다는 점도 하한가 실종 사태를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한가에 비해 하한가에 대한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개별 종목의 주가를 크게 떨어뜨릴 만한 특별한 악재가 발생하기 전까지 당분간 하한가 종목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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